김우룡 이사장 사퇴, MBC 정국 급변

김우룡 이사장 사퇴, MBC 정국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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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쪼인트 발언’으로 사퇴 압박에 시달려 온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신동아>와의 4월호 인터뷰에서 “MBC 임원 인사는 김재철 사장이 혼자 한 것이 아니라 큰집이 김 사장을 불러 ‘조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밝힌 바 있다.

 ‘쪼인트’ 발언이 계속적인 논란을 일으키자 김 이사장은 지난 19일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다른 이사들이 김 이사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자 방문진 사무처장에게 사퇴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문진 이사회는 ▲신동아 발언 문제로 인해 김 이사장이 직위 유지에 부적절한 상황이라 판단 ▲스스로 사퇴 문제를 판단 ▲그렇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이 문제를 공식안건으로 상정해 재론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해 김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이사장의 사퇴에 따라 MBC사태의 정국이 급변할 전망이다.

 김 이사장의 사퇴로 1차전을 승리한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할 때까지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결의 했다. 이에 따라 MBC노조는 지난 22일부터 여의도 MBC방송센터의 사장실 앞에서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김 사장이 자진 사퇴를 거부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는 전면적 퇴진 투쟁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MBC노조는 특히, 김 이사장을 포함해 공영방송 5적으로 지목한 김광동, 남찬순, 차기환, 최홍재 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김우룡과 김재철 사장을 배후 조종한 청와대 인사를 밝혀내고, 그들의 MBC 장악 시나리오를 파헤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청문회,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김재철 사장에 의해 해임된 전 MBC사장단 또한 김 사장 퇴진 요구에 동참했다. 22일 전임 사장단 12명은 성명을 내고 “MBC의 민주적 전통, 방송 민주화 역사의 도도한 흐름, 김재철 사장 본인의 명예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언론노조 또한 성명을 내고 “정치권력의 시나리오에 의해 점령군으로 방문진을 장악한 여권인사도 그 수장 김우룡과 운명을 함께 해야 한다”며 “그들에 의해 선택된 김재철 사장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김우룡에 대한 민형사소송으로 자신의 살 길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김재철 사장 역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우룡 사장의 발언과 사퇴로 야당이 추진 중인 MBC청문회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최고 위원 회의에서 “청와대에서 누구를 불러 어떻게 했다는 부끄러운 이야기가 스스로 방문진 이사장에 의해 실토됐다”며 “MBC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청와대 개입을 확인하기 위해 꼭 청문회 실시해야한다. 한나라당은 청문회 요구에 즉각 응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22일 천정배 의원을 위원장으로 ‘청와대·방문진 MBC 장악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시민사회단체도 “큰집의 핵심관계자를 역사에 심판대에 세워야한다”며 방송장악을 기획하고 청부업자를 고용해 공영방송 MBC 구성원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핵심관계자를 발본색원할 것“을 요구하며 청문회 개최에 힘을 보탰다.

 한편 방문진 이사회는 24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이사장 사퇴 이후 후속 대책에 대해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보궐 이사는 통상적으로 공모하지 않은 게 관례여서 이번 후임 이사 선임도 공모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