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OS) 이용자의 ‘콜로그’를 무단 수집했다는 의혹이 카카오톡, 라인 등 국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외 주요 SNS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콜로그는 전화, 문자 등을 언제 누구와 주고받았는지에 대한 내역 기록이다. 실질적 통화 내용은 아니지만 사생활을 유추할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으며 범죄 수사에 있어서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문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있다. 메신저 앱을 다운로드해 사용하려면 ‘주소록 접근 권한’에 대한 동의가 필요한데, 2011년 발매한 4.0버전(아이스크림샌드위치)까지 사용자가 ‘주소록 접근 권한’을 허용하면 ‘통화 내역 접근’도 수락한 것으로 포괄 간주한 것이다. 애플의 iOS는 앱을 통한 콜로그 수집을 허용하지 않아 이번 논란에서 제외됐다.
이러한 동의 과정은 카카오톡, 라인 등 국내 이용자가 많은 국내 메신저 앱에서도 거치는 것으로, 한겨레는 지난 3월 28일 기사를 통해 카카오톡의 콜로그 무단 수집 의혹을 제기했다. 카카오 측은 “OS 개발사가 정의한 접근 권한을 분리할 수 없으나, 이를 수집하기 위한 로직을 짜지 않았으며 카카오는 이런 정보의 수집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구글의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어 권한은 가지고 있었으나 수집 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번 논란에 대한 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이용자의 통화‧문자 기록에 대한 접근‧수집‧보관‧제공 여부 △개인정보 최소수집 원칙 준수여부 △이용자 동의 절차 적절성 △앱 접근 권한의 필수적‧선택적 접근 권한 구분 동의여부 등을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논란의 시작이 OS에 있는 만큼 주요 OS 공급자인 구글과 애플이 앱을 사용함에 있어 최소한의 개인정보에 접근하고 수집하도록 운영하고 있는지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역시 이번 논란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특정 개인이 누구와 통화를 하고 문자를 주고받았는지와 같은 정보는 개인의 사생활과 직결된 민감한 정보로서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각종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통신비밀보호 관련법령 위반 사항은 없는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화 내역 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 및 개인정보에 해당해 과기정통부뿐만 아니라 법무부, 방통위 등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므로 유사 의혹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성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지속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