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오시면 꼭 맛보세요!”

“부산에 오시면 꼭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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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MBC 김태형

 본지의 원고를 제의받고 약간 난감했다. 일년 전 첫 아이가 태어나 지금까지 취미생활이란 건 꿈도 못 꾸고 좋아하는 음악도 잘 못 듣고 영화도 잘 못 보고 퇴근하면 집에 가서 아이 돌보는 생활을 반복해온 내가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우리 부산문화방송 기술인들이 잘 가는 맛 집을 몇 군데 소개하면 어떨까 해서 몇 자 적고자 한다. 단, 맛 집을 홍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바란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음식을 물어본다면 다른 지방 사람들은 십중팔구 ‘회’라고 답할 것이다. 부산에는 회도 유명하지만 부산만의 독특한 음식도 있다. 예를 들어 돼지국밥, 밀면같은… 부산경남에서만 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부산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 접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부산하면 제일 먼저 회가 떠오르는 만큼 우리 회사 기술인들이 자주 가는 횟집을 첫 번째로 소개하고자 한다. 광안리에 위치한 방파제횟집이라는 곳으로 자연산 회로 유명하고 우리 회사 회식장소로도 많이 애용되는 곳이다. 창이 있는 방에서 먹으면 광안리 앞바다와 광안대교가 훤히 보여서 탁 트인 마음으로 더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우선 본격적으로 회가 나오기 전 앉자마자 호박죽이 나온다. 너무 달지 않아 내 입맛에는 딱 맞다. 그 다음 나오는 메뉴는 멍게, 문어, 고동이다. 문어는 꼬들꼬들해서 맛있다. 그 다음에는 광어회가 출동한다. 인절미같이 쫄깃쫄깃해서 쉴 틈 없이 젓가락이 가게 된다. 굴, 미역, 해삼이 나온 뒤 가자미, 농어 세꼬시가 나온다. 그 다음에는 꼬물거리는 산낙지가 나오는데 입속에서 착 달라붙는 게 징그럽지만 정말 고소하다. 산낙지를 다 먹기도 전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도다리, 상어, 고랑치가 나온다. 이제 다 먹으면 마지막으로 얼큰한 매운탕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모든 코스가 끝나게 된다. 부산 살면서 많은 횟집에 가게 되지만 방파제횟집만큼 깔끔하고 맛있는 곳은 보기 드문 것 같다. 
 
 그 다음 소개할 음식은 돼지국밥이다. 국밥집 중에서도 우리가 자주 가는 해운대에 위치한 양산국밥을 소개하고자 한다. 돼지국밥은 부산경남만의 음식으로 다른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음식이다. 보통 돼지국밥이 돼지냄새랑 느끼함 때문에 부산사람들 중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집의 국밥은 돼지냄새가 거의 안 날뿐더러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있어 나도 아주 좋아한다. 이 집 돼지국밥은 지하수에 돼지뼈와 한약재, 무, 파 등의 채소를 넣어 진한 사골육수를 만드는데 진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육수를 만든 후 둥둥 떠 있는 기름기를 철저하게 제거해 담백한 맛을 낸다고 한다. 국밥에 들어가는 순대나 돼지고기 등도 기름기를 쫙 빼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힘든 음식인 만큼 부산에 오시면 꼭 드셔보길 권한다.

 

 전국에서 맛볼 수 있지만 부산사람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아구찜이다. 지금 소개할 구수한 아구찜은 우리 회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자주 가는 곳으로 아주 매운 아구찜으로 유명하다. 주문하기 전 매운 강도를 말해야하는데 순하게, 보통, 맵게, 조금 맵게, 아주 맵게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아주 매운 맛을 자주 주문하는데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입안이 얼얼하고 땀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매운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식은 밀면이다. 밀면 역시 다른 지방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음식인데 한국전쟁 때 냉면 대신 미군이 주던 밀로 냉면처럼 만들어 먹으면서 유래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회사 주변에는 밀면으로 유명한 집이 없어 내가 자주 가는 대신동에 있는 영남밀면 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냉면보다 밀면을 더 좋아한다. 국물의 맛은 냉면보다 약간 더 매콤하고 면의 질감도 냉면과는 색달라 학교 다닐 때에도 부산에 오게 되면 밀면을 먹으러 다녔는데 항상 찾던 곳이 이 집이다. 가야밀면이나 개금밀면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그래도 찾는 손님들이 많아서 여름철에는 항상 북적거리고 겨울에는 장사를 하지 않아 지난 봄에도 오픈하자마자 집사람이랑 같이 가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주로 맛볼 수 있고 부산MBC 직원들이 즐겨 가는 곳으로 맛 집 몇군데를 소개해보았다. 앞으로 일 때문이든, 관광으로 오든 부산에 올 일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 때 이런 색다른 음식을 맛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이렇게 소개해 보았고 부산에 오셔서 연락주시면 언제든 친절히 알려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