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구 삼진 잡는 그날까지……

3구 삼진 잡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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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 삼진 잡는 그날까지……

 

  <아리랑TV 방송기술팀 최 준 선>


빨리 뛰어! 어깨가 열리잖아! 공 끝까지 봐!.. 코치에 호령소리와 선수들에 거친 숨소리가 실내연습장을 뜨겁게 달군다.

  저녁 8시 여느 직장인들은 이 시간이면 집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파김치가 된 몸을 쇼파에 기대어 있을 시간 이곳 선수들은 저녁도 대충 때우고 연습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다. 끝내기 결승안타를 머릿속에 그리며 손바닥에 허물이 벗겨지는 것도 모르고 타격연습을 하고 3구 삼진을 그리며 공 하나에 전력을 다해 던진다.

  ‘아리랑 레드호크스 감독‘ 사내 오디오 감독이 아닌 나에 또 하나에 직함이다. 나에게 있어 야구는 야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운동은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자신감을 쌓아가고 그 속에 내 정체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야구는 내 몸속에 열정을 끌어낼 수 있게 한 좋은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현재 난 사회인야구5년 차 투수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어깨부상 이란 복병이 찾아왔고 재활이란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재활이란 한마디로 내 자신과의 싸움 그 자체다. 매일같이 족히 1시간은 걸리는 이 운동은 쉽지 않다.  재활운동을 하다보면 나와의 싸움 아니 내 나태함과의 싸움 이 더 맞는 말이다. 힘든 운동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혼자 이 운동을 하고 있다 보면 단지 어깨재활 차원을 넘어 내 자신에 한계를 시험하는 계기가 된다. 재활운동 통해 통증이 사라지고 볼 끝이 살아나는걸 보면 단지 어깨뿐만 아니라 내 삶 자체가 살아나고 또한 나를 이기고 있다는 성취감은 내 생활에서 야구가 중요한 한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이다. 

 앞서 말했듯 야구는 내 정체성을 찾아주었고 덤으로 건강을 선물해준 좋은 운동이라 생각 한다.

  직장생활 10년차 쳇바퀴 같은 생활에 자칫 무미건조한 삶이 될 수 있었던 나에게 야구는 또 다른 목표를 주었고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고마운 놈이다.

  사회인야구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 팀 만해도 1000여개가 훌쩍 넘는다.. 지금도 하루에 몇 개 팀씩 생겨나고 있다.  날씨 좋은 주말 운동장 한쪽에 가족이 함께 나와 돗자리를 펴놓고 아빠를 응원하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한주에 스트레스는 홈런처럼 한방에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