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부품연구원 백종호 DMB수신기개발지원센터장
“아날로그는 추억으로 남겨두자“
“우리가 모바일기술을 이야기할 때 휴대기술과 이동기술이라는 용어를 명확히 정리해야한다. 기술적으로 휴대기술은 배터리와 연관돼 있다. 휴대용기기의 사용시간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동기술은 수신기술과 관련돼 있다. 서비스를 수신하는 대상이 어느 정도 속도까지 움직일 때 수신이 가능한지의 문제이다. 이러한 명확한 개념의 이해 없이 단순히 모바일기술이라는 용어로 혼용해 사용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으로 기술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
국내 휴대이동기술 전문가인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백종호 DMB수신기개발지원센터장은 휴대이동기술에 대한 명확한 용어정리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말문을 열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 DMB수신기개발지원센터는 디지털 이동 멀티미디어방송 관련 서비스 검증 및 제품의 사전 테스트로 개발기간 단축, 제품의 수신품질 확보를 통한 내수시장 창출, 디지털 멀티미디어 표준안에 따른 테스트 인프라 구축이 요구돼 2003년 4월 출범했다.
2003년 DMB수신기개발지원센터의 탄생과 함께 현재까지 센터장의 직책을 맡으며 국내 휴대이동서비스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백종호 센터장을 만나 국내 휴대이동서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1. KETI의 업무와 DMB수신기개발지원센터의 구체적 업무는 무엇인가
KETI의 탄생을 살펴보면, 91년 당시에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가 있어 리서치 기반의 국가의 인프라성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었다. ETRI의 연구개발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조그마한 중소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부품에 대한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KETI가 출범했다. KETI의 또 다른 목적은 신산업창출이다. ETRI가 장기적 안목에서 연구 개발을 한다면 KETI는 빠른 시일 내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2. 국내의 휴대이동기술의 수준과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갖춰야할 점
휴대이동기술에 있어 응용분야의 기술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배터리, 칩셋 등을 이용한 휴대폰, PMP, MP3P 등의 휴대이동기기를 만드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있다. 굉장히 높다. 한편 우리의 기술과 제품을 인정받고 세계적인 전송기술을 가지려면 해외 전문가들, 표준화 그룹과 지속적 관계가 있어야한다. 과거 국내의 정치, 사회 문제로 인해 세계적 그룹에 속하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은 10년 후를 바라보고 유대관계를 맺어야한다. 핵심적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그러한 것들이 갖추어진다면 10년 후에는 한국이 최고수준이 될 것이다.
3 디지털라디오 전환 관련 KETI의 활동과 역할은 무엇인지
지금은 디지털AM쪽에 대한 부분을 집중하여 연구개발하고 있다. 현재의 AM방송을 디지털로 바꾸면 음질이 좋아질 뿐만아니라 데이터 방송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방송국에서 AM방송을 디지털AM으로 전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현재 우리는 디지털AM관련 핵심 칩셋을 개발하고 있고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디지털AM을 비롯하여 다양한 디지털라디오기술과 관련해 유럽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전송기술에 대한 표준을 주도할 수는 없지만 응용기술을 활용한 칩셋을 개발하고 단말기를 개발할 수 있다. 유럽과 그러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4 방송의 미래를 위한 신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및 주파수 확보의 필요성에 대한 견해는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는 주파수가 없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파수 배치를 바꿔야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인구가 확보되고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야한다.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다양한 비교 실험과정을 거쳐야 DVB-T2라든지 ATSC-M/H 등 여러 기술의 장단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여러 기술 가운데 한가지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면 해당 기술에 대한 우위성과 우리나라의 여건을 고려한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기술은 좋지만 우리나라 여건상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게 낫다“라는 설득 과정을 거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
5 지상파방송의 아날로그 스위치오프(완전 디지털전환)와 관련하여 기술인이 가져야 할 마인드
우리가 디지털 전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용어가 적절치 않다. 아날로그방송을 보내고 있지만 방송환경의 디지털 전환은 사실상 끝났다. 우리는 2012년에 이루어질 변화를 아날로그 스위치 오프(ASO)라고 봐야한다. 그리고 우리가 ASO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끄느냐가 중요한데, ASO를 시행하게 되면 VHF대역 주파수가 남는다. ASO 이후 남는 주파수의 활용과 배치에 대해 제안해야 한다. 단순히 방송사 차원에서 하는 것보다는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기술인연합회 차원에서 제안하는 방법이 더욱 설득력이 있고 효율적일 것 같다. 이제는 아날로그 기술에 미련을 갖지 말고 추억으로 생각하자. 방송기술인들이 좀 더 깨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은 변화에 앞서가는 집단이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