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식 4대강사업, 수질개선과 지방경제활성화에 독

MB식 4대강사업, 수질개선과 지방경제활성화에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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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헌 호(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

 

 경제분석에서 가장 주요한 개념이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이다. 정부가 A안을 택하면 1% 성장이 가능하고, B안을 택하면 4% 성장이 가능한 경우, A안을 택하는 정부는 무능한 정부이다. 또한 B안을 도외시하고 A안을 택하면서 1% 성장도 좋은 대안이라고 우긴다면 이런 정부는 부도덕한 정부이기도 하다.

이명박정부는 수도권규제완화정책과 대규모 감세정책의 후유증으로 대규모 지방재정 감소가 예상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방편으로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정비사업이 과연 정책적 수요에 부응하는 사업인지, 지방공항 건설사업과 같은 낭비적인 사업이 아닌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인 재원배분은 1990년대 일본에서처럼 장기적인 저성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이 홍수예방, 수질개선, 가뭄해소에 기여하고 더불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몽상 수준의 주장일 뿐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타당성 있는 주장이 아니다.

수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룬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울산의 태화강이 자주 거론된다. 그러나 울산시의 태화강 수질개선사업은 이명박 정부식의 수질개선사업과는 그 내용이 전혀 달랐다. 1995년 이후 울산시는 수질개선 사업비의 80% 이상을 하수처리시설 등에 투자하여 성공했으며 새로 보를 축조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보를 철거함으로써 수질개선에 성공했다.

정부는 또 4대강 정비사업이 홍수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추진하는 친환경적인 홍수대책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것처럼 제방 쌓고 강바닥 긁어내는 방식이 아니다.

선진국들의 친환경적인 홍수대책은 상류와 지류의 버려진 땅이나 값싼 땅을 매입해서 강변 저류지를 넓게 확보하고 홍수 때 강물이 천천히 흐르도록 하여 본류나 중하류의 홍수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또 4대강 정비사업이 가뭄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가뭄을 해소하려면 수자원 이용이 용이하지 못한 상류나 지류에 소규모 취수시설을 다수 만들어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명박 정부처럼 본류에 거대한 어항 만들어 놓고 어항에서 가뭄우려지역까지 수 십 km에 달하는 상수도관을 수 십, 수 백 개 만들어 연결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예산낭비를 수반한다.

그렇다면 필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어떠한 것인가. 태화강사업 등 우리나라와 선진국들의 강 살리기 성공사례를 충실하게 검토하여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가능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토부의 <4대강유역조사 보고서>와 환경부의 <환경백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태화강 살리기 방식과 유사한 방식, 즉 하수처리시설·폐수처리시설 확충방식으로 수질개선에 상당히 큰 성과를 거두어 왔다.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에서 수질이 가장 좋지 못하다는 금호강(대구지역)의 경우 수질 오염도를 나타내는 BOD는 1995년 7.8~9.5ppm에서 2007년 2.6~3.8ppm으로 낮아졌다. 대구광역시 인근 낙동강의 경우에도 BOD가 1995년 6.5~10.0ppm에서 2007년 2.8~3.4ppm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4대강의 수질변화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수심 10m에 달하는 거대한 보를 쌓고 강을 준설하면 매년 하수처리시설·폐수처리시설 확충·유지비로 집행되고 있는 연간 3조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다. 22조원을 들여 거대한 보를 쌓고 강을 준설한다 하여 연간 3조원의 하수처리시설·폐수처리시설 확충·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 국책·민간 환경연구소들의 경고대로 MB식 4대강 사업은 수질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뿐이다.

필자는 제안한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4대강을 살리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대안들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안-1] 22조원의 MB식 4대강사업을 포기하고 하수처리시설·폐수처리시설 확충·유지비를 현재의 3조원에서 1조원(4년간 4조원) 늘려 수질개선효과를 현재보다 33% 증가시키고, 나머지 18조원을 지방교부금으로 지방정부에 교부하는 방식.

[대안-2] 22조원의 MB식 4대강사업을 포기하고 하수처리시설·폐수처리시설 확충·유지비를 현재의 3조원에서 2조원(4년간 8조원) 늘려 수질개선효과를 현재보다 66% 증가시키고, 나머지 14조원을 지방교부금으로 지방정부에 교부하는 방식.

필자는 이명박 정부에게 천재적인 혜안을 바라지 않는다. 그들이 과거 우리나라와 선진국들의 강살리기 성공사례에서 충분히 교훈을 얻을 수만 있다면 무모하고 무능한 정부라는 비난은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