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 “‘박근혜 정권 도우라’는 보도 지침 있었다”

SBS 노조 “‘박근혜 정권 도우라’는 보도 지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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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SBS 회장,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반복적으로 보도 지침 전달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이 시작된 가운데 SBS에서도 보도 지침이 내려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9월 5일 발행된 노보 252호에서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파탄으로 몰아간 박근혜 집권 기간 동안 윤세영 SBS 회장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사실상 포기하도록 하는 지침을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SBS 노조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해 4월 4일 보도본부 부장단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고 발언했으며, 같은 해 9월에도 보도본부 일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SBS 노조는 “지난해 10월 10일 보도본부 부장 이상 보직자 오찬 때 윤 회장이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며 지시한 사실상의 보도 지침이 담긴 문서를 확보했다”며 “이미 최순실 게이트가 여러 언론에서 기사화되면서 박근혜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SBS 뉴스 혁신’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뉴스의 가치와 행동 규칙이 적혀 있다. SBS 노조는 “공유 가치라고 지시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며, 심각한 안보 환경을 직시하고 여론을 선도한다’는 대목은 박근혜 정권이 정치적 반대 세력이나 비판적 시민사회, 노동운동 진영을 ‘종북 좌파’로 여론몰이하는 과정에서 단골로 동원했던 개념들과 일맥상통한다”며 “윤 회장의 보도 지침은 방송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 보도 실무자들의 자율성을 철저히 훼손한 방송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SBS 노조는 윤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나온 2016년 10월 24일까지 8시 뉴스 보도를 전수 조사한 결과 662일 동안 총 532건의 박근혜-청와대 관련 보도가 있었는데 비판 없는 단순 동정 보도와 일방적인 박근혜 입장 전달로 점철됐다고 밝혔다.

SBS 노조는 “윤 회장의 지침에 의한 방송 통제와 사유화는 SBS의 위기를 초래한 핵심적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과 윤석민 부회장 부자는 물론 당시 경영진 누구도 책임을 지거나 진솔한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