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KBS방송기술인협회는 8월 2일 ‘공영방송 KBS의 整風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KBS 정상화를 위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했다.
기술인협회는 “이제 국민들은 KBS를 「언론적폐」라 부르며 청산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영방송 개혁을 넘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감까지 언급하고 있다”며 바닥까지 추락한 KBS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비탄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은 KBS 경영진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4부라는 언론, 그중에서도 약자를 대변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할 공영방송 KBS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권력에 대한 감시를 외면하고, 이에 대한 국민과 내부 구성원의 요구 역시 회피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본부를 네트워크본부로 재편하면서 기능을 축소하고 기술 조직의 뿔뿔이 흩어놓은 고대영 KBS 사장의 책임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UHD 방송 등 방송기술에 대한 요구는 높아져만 가는데 방송기술인의 업무 환경을 훼손하며 “마치 우리 KBS 구성원들을 회사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듯, 우민인 듯 대하면서 계몽의 대상으로 취급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기술인협회는 고 사장의 퇴임만이 KBS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길이라며 고 사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더불어 방송기술 관리자들에게도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공영방송 KBS의 역할 복원에 즉각 동참하라”며 KBS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에 함께할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공영방송 KBS의 整風을 요구한다!
오랜 기간 공영방송 KBS는 권력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권력을 대변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제 국민들은 KBS를 「언론적폐」라 부르며 청산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영방송 개혁을 넘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감까지 언급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표현의 자유는 다양한 방법의 언론통제 등으로 철저히 억압받았으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이 무너지면서 사회의 불만과 혼란은 커져만 갔다. 그럼에도 약자를 대변해 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나가야 할 공영방송 KBS는 권력에 대한 감시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지 않고,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들로부터 스스로 멀어져 몰락의 길을 자초해왔다.
또한 징계, 지방발령으로 자정을 요구하는 내부 구성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등 언론사에서 일어나서는 아니 되는 일들이 횡횡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뉴스보도와 시사프로그램은 내부 검열과 통제가 일상화되면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참사, 4대강 사업비리, 방산비리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일부 위정자의 것인 양 권력남용이 방치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권력을 적절히 감시해서 국민에게 편익을 제공하라는 의미에서 언론을 제4부라 일컬음에도, 국민과 내부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KBS 경영진의 책임이다. 지금의 경영진은 나가면 그만일 수 있지만 그 피해는 온전히 남겨진 구성원들이 감당할 몫으로 남게 된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삶터인 공영방송 KBS가 권력에 아부하는 방송이라고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받는 수모를 당하게 방치할 수는 없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 거듭나기 위한 선결조치는 바로 고대영 사장 체제의 종식이다.
더구나 고대영 사장은 취임 이후 우리 기술인들의 자존감과 업무환경을 일관되게 훼손해왔다. 또한, 마치 우리 KBS 구성원들을 회사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듯, 우민인 듯 대하면서 계몽의 대상으로 취급해왔다. 우리도 그러한 인식을 지닌 사장을 우리의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원래 무능한 가장이 집안 식구들만 들볶는 법이다. 우리에게 더 이상의 비전도 제시할 수 없고, 구성원들에게 피로감만 주는 사장은 떠나는 것이 순리이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들이 우리에게 변화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변화하지 않으면 KBS라는 거대한 배는 국민의 분노라는 커다란 파도에 직면할 것이고, 그 배는 마침내 침몰할 것이다.
고대영 사장의 결단을 요구한다!
하루라도 빨리 거취를 결정하라. 그것만이 공영방송 KBS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길이다.
더불어 방송기술 관리자들에게도 요구한다.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공영방송 KBS의 역할 복원에 즉각 동참하라. 그것만이 KBS 방송기술인의 동료이자 선배로서 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