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의 필요성·가치에 대한 여론 형성에 총력해야 할 때” ...

“공영방송의 필요성·가치에 대한 여론 형성에 총력해야 할 때”
한국언론정보학회 언론정상회위원회, ‘공영방송의 정상화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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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주장하는 각계의 목소리 속에서 무엇보다도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더 이상 하락할 곳 없는 공영방송의 위치를 쇄신하고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언론정보학회 언론정상회위원회는 7월 2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공영방송의 정상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7월 11일 개최한 ‘새정부 언론개혁의 우선 과제 세미나’에 이은 두 번째 기획 세미나다.

발제를 맡은 정준희 중앙대 강사는 시청자에게 신뢰를 잃고 이제는 관심에서도 멀어져 ‘구린 미디어’가 돼버린 공영방송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면서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선제 조건과 앞으로 추구할 수 있는 공영방송 모형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정 강사는 현재 당면한 공영방송의 위기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영 방식과 보장 받지 못하는 독립성에서 오는 이중적 위기라며 이는 “지극히 낙후된 위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열띤 공방전이 벌어졌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은 “오늘 발제는 옳고 바람직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할 수 있는가 고민하기에 2% 아쉽다”고 말문을 열면서 “지금은 ‘한계적 특정층만 보는 방송, 무능한 방송사’로 위치되는 공영방송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는 공영방송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여론 형성에 총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발제에서 설명한 공영방송의 비전은 현 시점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으로, 혹평이 난무하며 그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공영방송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미래 공영방송의 모델을 논의하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못한 논의라는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역시 이에 공감하며 “공영방송의 비정상적 상황은 단순히 정치권력에 장악되고 왜곡·편파 보도 때문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러므로 현 문제를 논의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설파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정준희 강사는 이러한 여론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그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말했다. 정 강사는 “대중에게는 ‘지금은 이런 게 문제니 바꿔보자’가 아니라 ‘이런 것들이 가능한데 이런 거 원하지 않아?’라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뭐가 문제냐는 학자와 종사자들에게만 먹히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상황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김경환 상지대 교수도 공감했다. 김 교수는 “비유하자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후진 기어를 넣고 신호나 원칙은 무시한 채 막 달려 나간 것”이라면서 “너무나 많이 후퇴했기 때문에 여론과 정책의 타당성 등 모든 것을 충족시키다가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조바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별다수제 도입, 이사회 구성 변경 등 방송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회 중심의 전진적 진행으로 해결하는 것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이루는 가장 빠르고 합당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김은규 우석대 교수는 지역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논하면서 공익성, 공정성만이 거론되고 지역성은 항상 제외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역성이 공익성의 하위 요소가 아니라 공익성, 공정성과 동등한 개념으로 지역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고장할 수 있는 정책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