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국민장 중계에 숨겨진 방송기술 이야기

노 전대통령 국민장 중계에 숨겨진 방송기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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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SBS기술팀 부장 박성규

 

지상파 방송사가 동일한 행사를 동시에 중계할 때 기술적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되고, 그때마다 시청자는 새롭거나 더 나은 음향이나 영상을 경험하게 된다. 기술적 발전을 통한 선의의 경쟁은 권장하지만, 맹목적으로 송출오디오의 레벨을 키워 시청자의 관심을 끌려던 과거와 같은 무의미한 경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번 노무현 전대통령 국민장 중계도 지상파방송사들이 동시에 중계하는 과정에서 방송기술과 통신기술의 발전을 이용하는 이동통신망 이용 이동영상전송이 시도되는 등 조용한 경쟁이 일어났다. 아마도 최초의 시도는 2006 4 SBS의 기아체험 희망TV24시 프로그램에서 문대성선수의 24시간 마라톤 중계에 HSDPA를 여러 개 묶어서 사용된 것이 처음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직은 안정되고 완전한 방송기술은 아니지만 미래의 방송기술이 나가야 할 방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 경쟁의 의미를 두고 싶다.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영상전송이란 영상데이터 압축기술과 이동통신망의 발달로 핸드폰 통화가 가능한 장소 어디서든 방송중계망이 아닌 이동통신 기지국을 통하여 방송품질의 영상과 음향을 전송하려는 기술을 말한다. 긴급 사건.사고 및 속보경쟁과 취재원의 이동추적 등 다양한 응용으로 경쟁사나 경쟁매체보다 빠른 전달과 특별한 영상전송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방송용 영상전송 및 중계시스템은 무선 M/W(Micro Wave)와 광전송 O/F(Optical Fiber) 및 위성 SNG(Satellite News Gathering) 등 중계차나 고정시설에서 방송전용망을 이용하여 고품질 영상과 오디오 전송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전적 방법은 전송장소 선정의 제약과 회선구성의 한계성 및 고비용 구조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전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 후 압축기술과 전송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을 위한 IP망을 이용한 영상전송이 가능해져 국내.외 어디서나 방송전용망 없이 영상전송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범용 IP망을 이용할 때에는 국가와 지역에 따라 인터넷 품질과 트래픽 사정이 천차만별이어서 항상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 방송에 이용하려면 QoS가 보장된 전용IP망을 신청하거나 Webhard 등 저장장치를 이용한 축적저장 전송방법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더욱 압축과 전송기술 발달로 아주 적은 비트레이트로도 영상전송이 가능할 수 있게 되어 휴대폰 기지국을 이용한 Hand Held 영상전송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핸드폰망은 음성통화 위주로 대부분의 비트레이트 용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특히 상향 비트레이트로는 아주 작은 용량만 허용하고 있어 고품질 영상전송은 어렵고 열악한 영상마저 깨지거나 끊기기 일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영상전송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는 것은 장소에 관계없이 핸드폰 통화가 가능한 곳이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다. 최근에는 Wibro와 같은 무선데이터통신의 발달로 DMB정도의 동영상의 이동전송도 가능해졌다. 특히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이동하면서 전송할 수 있는 매력 때문이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이동체에서도 영상전송을 할 수 있으며 고속도로나 도심구간 등 어디서나 사건.사고의 이동추적 영상전송이 가능하다. 아울러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을 이용하므로 방송사 전용 중간기지나 중계차 배치가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이 된다.

그러나 이동통신사의 EVDO망이나 HSDPA망은 아직까지는 비트레이트 변동이 심하고 열악한 품질의 동영상전송만 가능하지만 2007년 대통령선거 때 SBS에서 HSDPA Wibro를 사용하여 당선자 추적방송을 하였던 사례를 비롯하여 지난번 KBS에서 EVDO망으로 노 전대통령 국민장 중계에 사용하였듯이 방송에 핸드폰망이 사용되었고, 점차 이동통신망의 발전에 기대해 볼만하다. EVDO는 전국 어디서든 가능하며, HSDPA HDUPA기술로 전환될 때까지 영상품질개선이 어려울 것 같고, Wibro를 이용한 전송은 DMB수준 정도의 이동전송도 가능하지만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만 사용가능하며 건물 내에는 기지국이 없어 사용장소와 환경의 제약이 있다. 그러나 국가적 관심으로 Wibro망 확대가 시도되고 있으므로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 다만 이동통신사 기지국을 이용하는 방법은 동시에 방송사 모두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동일기지국의 부하폭주로 인해 결국 모두가 사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손쉽게 이동 및 휴대 영상전송을 하려는 기술방향은 옳지만 그만큼 대가를 치를 수도 있으므로 무작정 통신에 의존하려는 마음도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700MHz 대역의 OFDM방식의 이동전송 등 방송주파수를 이용한 고품질 영상의 이동중계기술을 비롯하여 다양한 기술개발과 활용을 꾸준히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