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미디어의 여론 독점화 우려하는 목소리 잇따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지난 3일 전체회의를 열어 신규 종합편성(종편) 방송채널 사용사업자 승인계획을 오는 8월 확정한 뒤, 11월에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관계법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거대 신문사들의 종편 진출 움직임까지 가시화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000년 3월부터 시행된 통합방송법에 포함된 종합편성 PP는 KBS․MBC․SBS와 같은 지상파 방송과 같이 보도를 포함한 드라마․교양․오락 등 다양한 방송분야의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사업자로, 현재까지 허가받은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동안 대기업과 일간신문은 종합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겸영하거나 그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기업과 일간신문의 진입 제한 규정을 삭제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논란의 불을 댕겼다. 방통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에서도 보도와 종편을 제외한 나머지 채널에는 대기업과 일간신문이 진출할 수 있다”며 “결국 특정신문과 대기업의 참여를 통해 여론을 독과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의 가입자가 전체 가구의 80%를 넘는 현 상황에서 대기업과 일간신문이 종편PP에 참여한다면 지상파방송과 맞먹는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이 방송가의 예측이다. 게다가 아직 의무재송신 문제나 비대칭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문제가 더 복잡해 질수도 있다.
방통위 내부에서조차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종편 채널사업자 선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비교심사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되 지상파방송사와 경쟁할 수 있는 사업 규모를 갖춘 기업들을 우선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종전부터 방송채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기존 미디어 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제4의 지상파방송사로 불리는 종편 PP가 국내 방송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일부 자본에 의한 미디어의 여론 독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