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미디어렙)의 재허가를 위한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한 가운데 ‘1사 1렙’이라는 종편의 특혜를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통위는 10월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14년 최초 허가를 받은 종편 미디어렙의 유효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재허가 심사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재허가 심사위원회는 방송, 광고, 법률, 경영‧경제, 회계 분야 등 관련 연구기관, 학회, 협회 등에서 추천받은 자 중에서 방통위원장이 심사위원장과 협의해 11인으로 구성하며, 심사위원회는 재허가 신청 법인의 사업계획서 검토, 의견 청취 등을 통해 평가하고, 심사 의견을 제시한다. 평가는 계량‧비계량 평가와 법령 및 고시에 따른 심사항목에 대한 계량‧비계량 평가로 실시된다.
심사는 각 심사사항별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0점 이상, 총점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평가 기준은 방송광고판매계획의 공익성‧공정성 이행 실적 및 계획의 적정성(35점), 조직‧인력 운영 등 경영 계획의 적정성 및 재정 건전성(45점), 방송 및 광고 산업 발전 이행 실적 및 계획의 적절성(10점), 그 밖에 사업 수행에 필요한 사항(10점) 등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종편 재승인과 마찬가지로 미디어렙 재허가 심사 역시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종편 대부분이 개국 이후 지금까지 불공정‧편파 방송을 일삼을 뿐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 등 보도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음에도 불구하고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종편의 1사 1렙 특혜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다. 지난해 3월 MBN 미디어렙의 광고 영업 일지가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탈법‧불법적 광고 영업 행태가 드러났고, TV조선이나 채널A도 불법적인 광고 영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종편과 보도채널에 대한 미디어렙 체재 정비를 제안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방통위 내부에서도 종편의 ‘1사 1렙’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왜 종편만 1사 1렙을 해야 하냐”며 “공동으로 여러 방송사들의 방송 광고를 판매 대행하는 게 공익성과 공공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사 1렙이 아니라 종편 전체의 방송 광고를 대행하는 미디어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 역시 “종편의 사회적 영향력이 지상파 못지않게 커진 만큼 종편도 사회적 책임이나 공공성을 가져가야 한다”며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을 묶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 관계자는 “이제 종편의 영향력도 지상파와 다르지 않은데 그동안 종편이 누렸던 여러 가지 특혜를 거둬드려야 할 시점이지 않냐”며 “그렇지만 그동안 정부의 심사 과정을 볼 때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