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PD 제작거부 잠정 중단

KBS 기자․PD 제작거부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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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해임 중징계에서 정직․감봉 등으로 징계수위 낮춰


KBS가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 등 8명에 대해 파면․해임 징계처분을 내린지 2주일 만에 징계수위를 정직 이하로 낮추면서 KBS 기자․피디협회의 제작거부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KBS는 지난 2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KBS특별인사위원회는 오늘 징계대상자 8명에 대한 재심을 열어 원심에서 파면․해임됐던 기자와 PD 등 3명에 대해 각각 정직 4월과 1월 등의 처분으로 최종 결정했다”며 “정직과 감봉을 받았던 5명에 대해서는 각각 감봉과 경고 처분을 내리는 등 징계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오늘 거둔 결과는 작은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끝도 아니고 종착점도 아니다”라며 “우리의 투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KBS PD협회 비대위가 △사측이 낮춘 징계수위를 받아들일 수 없고 △29일 18시부로 제작거부 투쟁 잠정 중단 △부당징계 완전 백지화, 책임자 문책, 회사의 사과를 받기 위한 투쟁 방법 변경 △이번 투쟁을 이룩한 강력한 연대를 바탕으로 2월에 있을 공영방송법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항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KBS 내부 직능단체인 기자협회와 PD협회는 사원행동에 대한 중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갔던 KBS노동조합이 투쟁을 철회하자 강력히 반발하며 29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이에 KBS는 파면처분을 받은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 해임처분을 받은 성재호 기자가 파면․해임 징계에 대한 재심청구서를 제출하자 29일 오전 10시부터 곧바로 재심을 위한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며 사태진화에 나섰다.


파면처분을 받았던 양승동 PD는 “여러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 행동은 정당했고, 양심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에 ‘정직 4개월’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해임․파면되는 한이 있더라도 언론인․방송인으로서 영혼과 양심을 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양 PD는 “이번 중징계 파문에서 많은 것을 얻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KBS인들이 결코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권에서 KBS뉴스 프로그램의 제작과 자율성을 파괴하려할 때 우리가 언제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KBS 기자․PD들의 제작거부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징계 당사자들은 부당 징계에 대한 법적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기자․PD를 비롯한 KBS 사원들 역시 이번 투쟁의 동력을 발판삼아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방송법에 대한 반대투쟁으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