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기술부 이용희 차장

[인터뷰] MBC 보도기술부 이용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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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알기 쉬운 디지털 방송기술’ 번역서 발간한 MBC 보도기술부 이용희 차장

“디지털 전환 징검다리가 됐으면 한다”

얼마 전 MBC 보도기술부 이용희 차장이 ‘알기 쉬운 디지털 방송기술’이란 책을 번역해 디지털 학문에 목말라 있는 방송기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희 차장은  “입사 때나 지금이나 방송기술에 대해 정립되어 있는 이렇다 할 서적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 더군다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새로운 변혁기인 요즘, 디지털 학문에 대한 정보가 절실”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계기로 번역을 하게 됐나.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여 새로운 변혁을 추구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방송기술은 디지털의 모체로 남아있지만 머지않아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노력해야 한다.
근래에 들어와서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물려 우리가 소중하게 이루어온 기술 인프라도 소실되고 있어 걱정이 된다. 앞으로 우리가 먹고살 동력이라 할 수 있는 기술 인프라 구축에 미약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방송기술 분야의 징검다리를 놓는다는 심정으로 번역에 임했다. 
 
‘알기 쉬운 디지털 방송기술’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Michael Robin, Michel Poulin이라는 사람이 “Digital Television Fundamentals” (Video and Installation of Video and Audio System)이라는 명으로 출간한 것을 번역한 것이다.
사실적인 바탕 위에 현업인들이 알기 쉽게 풀이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방송기술을 좀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연구자나 개발자와 같이 전문적인 내용을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방송기술자라면 이 정도의 내용은 알고 있으면 좋겠다고 정도의 수준으로 디지털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방송기술의 세부적인 영역을 영상 신호의 발생, 프로세스, 기록, 송출 등으로 나누는데, 이러한 학문에 대해 이 책에서는 방송기술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하여 영상, 음성 양방향에 대하여 아날로그 원리를 설명한 후, 현재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 영상, 음성 디지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제적인 디지털 규격이나 그 실제 시스템의 운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저자인 Michael Robin, Michel Poulin는 어떤 사람인가.
Michael Robin, Michel Poulin은 방송기술에 관련한 많은 일들을 이루어낸 사람이다. 캐나다방송학회(CBC) 기술연구소의 기술자로서 세계 최초로 모든 신호를 디지털로 처리하는 ‘All Digital Studio Center’ 개발에 참여하였으며, 캐나다 방송을 디지털화함에 있어서 ‘디지털 제작 시스템’과 ‘송출 시스템’을 개발했다.

번역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3년동안 약 1,000여 페이지의 방대한 원고량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현업을 해나가며 번역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둘까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주변의 성원과 기왕 시작한 거 마무리 짓자는 의지로 끝낼 수 있었다. 너무나 기쁘다.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컸고 포기하고 싶은 충동도 끊임없이 솟구쳤다. 하지만, 하루하루 투자한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후배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된다는 사명감이 나를 계속 채찍질했다.
언어의 표현문제도 어려웠다. 특히 외래어의 한글표기는 정립 안 된 부분이 많아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아직도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시중의 많은 번역서들이 직역을 해놓아서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고 가능하면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고자 했다.

향후에도 저술 활동을 할 생각이 있나.
좋은 책이 있다면 한두 번 더 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외국의 경우에는 6,70세의 원로 학자들이나 현업은퇴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해 후세에게 물려주는 작업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이는 기술의 전통성을 잇는다는 맥락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쌓여서 그 분야의 역사가 되고, 그런 열정들이 기술 발전의 디딤돌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나도 방송기술 발전의 작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작 분야는 어느 정도 디지털화가 정착이 되었지만, 송출 쪽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도 많다. 특히, 아날로그 방송종료 시점인 2012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디지털 방송 직접 수신가구가 20% 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은 시청자에게는 수신에 대한 새로운 부담을 주게 되고, 방송사업자에게는 답답한 앞날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조속한 시일 내로 해결되어 아날로그 시대처럼 효율성 있는 방송 시스템으로서 지상파 방송사가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방송기술을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현장의 방송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출간하기까지 도와주신 문화방송 선후배 여러분과 출판을 해주신 ‘도서출판 한산’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