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아날로그 TV방송 종료일 국민 축제날이 되길
디지털 전환 방송사 투자비용 1.9조원
지금까지 ‘2008년 디지털 전환 현 주소’와 ‘해외 디지털 전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 관련 현황과 우리보다 앞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사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2012년 디지털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우선 지상파 방송사는 모든 송신소의 아날로그 TV방송을 안정적으로 종료하고 아날로그 TV방송 보다 넓은 지역에서 고품질의 디지털 TV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청자의 95% 이상은 디지털 TV를 구입하거나 기존 아날로그 TV로도 디지털 TV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장치(DtoA 컨버터 등)를 설치해서 고화질의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TV방송을 보내주는 방송사와 이를 수신하는 시청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인 디지털 TV방송 수신시설은 공동주택은 물론 단독주택에서도 모두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남은 4년 동안 우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에 대해 살펴보자. 첫 번째 과제는 2012년 12월 31일에 아날로그 TV방송을 사회적인 혼란 없이 종료하고 디지털 TV방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작시설의 경우 평균 50%정도만이 HD로 전환되었으며, 송신시설 가운데 난시청해소에 필수적인 방송보조국의 디지털 전환은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까지 방송사가 디지털 전환에 투자해야할 비용은 약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아날로그 TV방송이 종료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이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여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아날로그 TV방송 종료 시범사업을 가능한 빨리 실시해야 한다. 영국은 2004년, 미국은 금년에 아날로그 TV방송 종료 시법사업을 실시하였으며, 일본에서도 2009년부터 이를 실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아날로그 TV방송 종료방식에 대해 정부는 방송사와 긴밀하게 협의하여 단계적 종료와 일시 종료 또는 혼합 방식 가운데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식을 선택해서 이를 바탕으로 아날로그 TV방송 종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두 번째 과제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아날로그 TV방송 종료 등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TV 수신기 보급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 2001년부터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을 실시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 인지율과 디지털 TV 보급률은 모두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것은 디지털 전환과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의 장점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국민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지도와 디지털 TV 수신기 구매 욕구를 높여야 한다. 홍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방송사, 가전업체, 유통업체 등 디지털 전환 관련 단체들의 공동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디지털 TV 수신기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홍보매체를 이용한 대 시청자 홍보뿐만 아니라 디지털 TV 판매인과 설치인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반드시 병행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산업적인 유발효과만을 고려하지 말고 경제적 취약계층이 디지털 TV를 구매할 수 있도록 보급형 디지털 TV나 DtoA 컨버터 개발 및 보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 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디지털방송 시청권 보장을 위해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나 이 범주에 해당하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민들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세 번째는 디지털 TV방송 수신시설에 대해 살펴보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비율이 높은 주거형태로 인해 디지털 TV방송 공시청시설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공동주택의 경우 공시청시설 안테나의 노후 및 훼손, 유료방송 시청 등으로 인해 이용률이 57%에 불과해서 디지털 TV방송 시청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선사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공동주택의 공시청시설에 대한 권리와 책임은 주민들에게 있으나 유료방송 가입비율이 높기 때문에 자체 비용을 통해 시설을 개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디지털 TV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공시청시설에 대한 개선 및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공동주택 수선충당금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 단독주택의 디지털 TV방송 수신시설 개선에 있어서는 공동주택에 비해 시청자의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 있으므로 비용이 최소활 될 수 있도록 기술지원 등이 필요하다. 결국 디지털 TV방송 수신시설 개선에는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 지자체 및 방송사 등이 공동으로 디지털 TV방송 수신시설 개선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비용분담을 통해 시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정책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디지털 TV방송의 생산자인 방송사와 소비자인 시청자가 가장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인해 방송사는 유례없이 어려운 경영환경을 맞고 있으며 시청자의 경제력도 매우 취약해지고 있다. 따라서 2012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산업적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부가가치의 일정비율이 방송사와 시청자에 재투자되어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여 2012년 아날로그 TV방송 종료일이 온 국민의 축제일이 되기를 기대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