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 개입 논란에 이어 보도 지침까지? ...

KBS, 보도 개입 논란에 이어 보도 지침까지?
고대영 사장, 사드 보도 지침 내린 뒤 보복성 인사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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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청와대 보도 개입에 이어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 사드)에 대한 보도 지침 논란까지 일면서 KBS를 둘러싼 내‧외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이 7월 11일 KBS 아침 뉴스에 방송된 ‘사드’ 관련 해설에 불만을 제기한 뒤 해당 해설위원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며 사드 보도 지침 문제를 제기했다.

KBS 새노조 관계자는 “고 사장이 지적했다는 내용은 ‘사드 문제에 관해서는 불필요한 논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과 판박이처럼 닮아있다”며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장한 ‘청와대의 통상적인 업무’가 현재 고 새장에게도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뉴스 개입뿐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에 대한 이른바 ‘찍어내기’식 인사 조치가 언급되고 있어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7월 11일 아침 뉴스에선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 구도를 객관적으로 전했을 뿐 찬반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 사장의 보도 지침 이후엔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 반공 단체 대표를 해설위원으로 내세워 뉴스 해설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KBS 사측은 “고 사장은 사드 보도에 대해 외교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언급을 했을 뿐 특정 뉴스 해설을 언급한 적이 없고, 특정 해설위원에 대한 인사 조치도 지시한 적이 없다”며 “7월 15일 진행된 인사 발령은 인사원칙에 따른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 표명과 달리 KBS는 ‘기자협회보’에 청와대 보도 개입 논란에 침묵하고 있는 KBS를 비판하는 글을 쓴 정연욱 기자를 7월 18일 제주방송총국으로 발령내는 등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기자협회보는 기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이런 기자협회보에 비판 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조차 납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인사 조치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사회 곳곳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사가 구성원의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기자에 대한 본보기 보복 인사로 비판의 목소리를 막겠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면 더 큰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며 “정 기자에 대한 보복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보도 개입과 통제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월 15일 논평에서 “외국 군대의 한반도 내 배치와 주둔은 국회 의결 사안임에도 ‘불필요한 논쟁’으로 몰아가는 이유도 ‘고대영을 내세워 청와대가 KBS를 완전히 장악했음’을 보여 준다”며 “불법적인 청와대의 언론 장악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실시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에 즉각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역시 7월 20일 논평을 통해 “ 자사 보도를 감시비판하는 것은 KBS 기자로서 본연의 역할인데 고 사장은 제주행을 통보했다”며 “KBS에 비뚤어진 반(反)저널리즘적 사고가 만연해 있다”고 한탄했다.

KBS 내‧외부 갈등은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더 격화되는 모양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채위원회의에서 “KBS 전국기자협회 성명에 따르면 성주 외부 세력을 부각하라는 내부 지침이 내려왔다”며 “이런 식이면 KBS 사장, 보도본부장 등이 국회에 와서 해명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성주 집회에서 외부 세력 개입과 폭력 사태가 확인됐는데도 ‘보도 지침’에 의한 것이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공세를 했다”며 “더민주가 언론사의 편집권을 지시나 간섭과 혼용하면서 일방적인 주장으로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보도에 간섭하고 영향을 끼치려는 야당 발 ‘역 간섭 행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KBS 사측과 새누리당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KBS 내부는 물론이고 야당,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끊이지 않고 있어 KBS 보도를 둘러싼 공영성, 정치적 독립 문제 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