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la와 BRExit

[칼럼] Tesla와 BRE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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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오건식 SBS 뉴미디어개발팀 부국장] 지난 5월에 전기 자동차로 큰 명성을 얻고 있는 Tesla의 S Model 자율주행차를 탄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자율 주행 프로그램이 차 앞을 가로지르는 트레일러의 흰색 옆면을 허공으로 인식해 걍 직진해서 트레일러의 밑으로 들어가는 사고였다. Tesla는 사과를 하면서, 프로그램이 베타 버전이었고 트레일러의 앞이나 뒤로 접촉을 했다면 피할 수 있었을 사고라는 멘트를 했다. 다른 제품도 아니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자동차에 Beta Version이 들어간 것도 황당하지만, 정작 지난 4월에는 트레일러의 뒤를 추돌해서 트레일러 밑으로 들어간 Tesla 자동차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내년에나 받을 Model 3을 지난봄에 예약한 사람들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어 버렸다. 7월 들어서는 Tesla X Model 한대가 자율 주행 모드에서 고속도로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를 잇달아 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보다는 실수가 적다고들 한다. 실제로 신호위반이나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는 자율 주행 자동차에서 일어날 수 없는 사고일 것이다. 하지만 술이 떡(?)이 되도록 먹지 않고서야 트레일러의 옆면을 보고는 ‘아~ 앞이 허공이네…’ 라고 생각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인간 운전자보다 실수할 확률이 적은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확률과 용인은 별개의 문제이다. 피해자는 고통이 크더라도 개연성이 있는 사고였다면 아쉽지만 그 결과를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실수에 의한 사고라도, 그 실수가 어쩌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실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트레일러 옆면이 허공으로 보여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그 사고를 용인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즉, 아무리 자율주행차의 사고라도 인간이 발생시킬 수 있는 형태의 ‘설명 가능한’ 사고여야만 용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이 향후 법적 문제와는 별개로 자율주행 자동차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2살만 넘어도 너무나 쉬운 문제인 개와 고양이 구분하기가 Machine에게는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어야 이런 종류의 자율 주행 자동차 사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월에 발생한 브렉시트(BRExit)에 대해서 우리는 영국인들이 잘 못된 결정을 한 것이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그러나 시스템 안에서 보는 것과 시스템 밖에서 보는 것은 분명 큰 시각차가 존재한다. 영국 내에서 생활하는 보편적인(?) 영국인의 시각에서는 브렉시트 결정이 당연할 수 있다. 자동차 안에서 자율 주행 시스템으로 보면 트레일러의 옆면이 당연히 허공으로 보일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초광각 렌즈가 장착돼 있지 않다면 더욱 그렇다. 브렉시트 후에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고 주가는 폭락하는 상황에서 영국인 한 명의 인터뷰 내용은 결론적으로 브렉시트가 가능했던 원인을 찾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돈(파운드화)도 없고 가진 주식도 없는데, 파운드화 가치나 주가 하락이 나와 무슨 상관이죠?” ‘Nothing to Lose’인 상황에서는 미래 예측이란 것이 얼마나 허망한 상상인가. Big Data, Big Data라고들 하지만, Big Data에 의한 미래 예측을 할 수 있는 기관은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곳일 것이다. 방대한 Big Data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객 수가 억수로 많거나, Big Data를 사올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기 때문이다. 초광각 렌즈라는 일종의 Big Data가 없는 개개인에게 Big Data적인 분석력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 것이다.

요즘 어느 회사나 직원들에게 ‘경쟁력 있는’ 또는 ‘수익성이 확실한’ 아이디어를 내라고 주문한다. 경제 상황이나 경영이 어려워질수록 이러한 요구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는 직급에 따라 취득할 수 있는 정보력이 다르다. 하지만 Global 하게 잘 나가는 회사들의 공통점은 정보 대부분을 서로 Share 한다는 점이다. CEO나 갓 입사한 직원이 취득할 수 있는 정보의 레벨이 유사하다면, 갓 입사한 직원에게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제한된 정보하에서 대박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일은 팥쥐가 신데렐라 되거나, 호날두 없는 포르투갈이 유로 대회 우승하는 것이나, 대한민국이 월드컵 우승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BRExit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BRExit가 가능하도록 정보 격차를 발생시킨 환경이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결과론이지만 확실한 것은 BRExit는 세계 경제에 안 좋고, Black Shit은 건강에 안 좋다는 사실이다. 좋은 것은 Golden Shit, 역시 Gold가 좋은 것이다. 그래서 BRExit 이후에 금값이 그렇게나 올랐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