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지상파 방송망의 고도화를 위한 제언 1

연속기획 지상파 방송망의 고도화를 위한 제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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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기획 지상파 방송망의 고도화를 위한 제언 1
  지상파 방송의 ‘레드오션’

편집자 주 – 방송기술연합회보는 현재의 지상파방송 환경을 정리하고 대안을 제시할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방통융합시대, 방송환경의 변화는 망의 변화로 특징되며 망의 고도화, 다각화 속에 지상파 위기의 시대를 해쳐나갈 해법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속기획 ‘방통융합시대, 지상파 방송망의 고도화’는 방송망의 환경변화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지상파 망의 현재를 다루고 있으며 앞으로 디지털케이블TV, IPTV, 그리고 지상파방송의 블루오션 등을 차례로 다룰 예정이다. 

1. 지상파 방송의 ‘레드오션’
2. 탈바꿈하는 디지털케이블TV
3. 새로운 경쟁자 IPTV
4. 이제는 ‘블루오션’의 환경으로

 현재 지상파 방송이 놓인 상황을 ‘레드오션’ 시대라고 정리할 수 있다. 레드오션이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고, 주변에는 경쟁의 대상만 존재하는 환경을 말한다. 경쟁의 대상은 늘어나 새로운 기술과 마케팅으로 지상파방송을 압박해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경쟁상대가 없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며, 안정된 서비스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블루오션’ 개념이다. 이러한 신종 단어는 인시아드 대학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에 의해 탄생됐다.
 지상파방송의 독점적 시대는 끝나가고, 타 매체의 급속한 성장이 현실화 되는 상황이다.  어느새 케이블TV는 디지털로 무장하고, 쌍방향성, VoIP 전화와 함께 인터넷 서비스로 TV수신환경을 독점해 가고 있다. 위성방송도 HD방송과 데이터방송으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통신사업자들은 IPTV 등으로 방송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VOD서비스는 앞으로 시청자에게 새 세상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는 언제든지 찾아서 볼 수 있으며 뉴스도 제 시간에 맞추어 볼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VOD, PVR 등을 통해, 시청자가 편성의 주체가 되어 각자 자기 생활 리듬에 맞게 미리 편성 해 두고 지나간 방송을 녹화해 보는 시청환경의 변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케이블, 위성방송이나 IPTV는 100여개가 넘는 채널들로 구성된다. 망 사업자들은 고도화작업을 계속하여 더 많은 채널과 데이터를 보낼 계획이다. 디지털화로 케이블TV는 아날로그 채널 80여개와 디지털 채널 100개 이상을 한꺼번에 보낼 수 있으며, IPTV까지 수용하게 되면 MPEG4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VC-1 기술 등을 통해 더 많은 채널을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비해 지상파TV의 프로그램 채널수는 다섯 개로, 이는 직접적인 지상파수신자가 줄어드는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현재 지상파에는 KBS1, KBS2, MBC, SBS, EBS 등 5개 프로그램만 존재하며 경인지역 새방송이 문을 연다고 해도 6개 프로그램으로 지상파 직접수신 시청자들을 계속 잡아두기에는 역부족이다. 다행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지상파 프로그램은 여전한 큰 강점이지만, 개선되지 않은 수신환경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통한 지상파 재전송에 의존하고 있다. 
 지상파TV의 직접 수신환경은 아파트나 대형 빌딩들이 늘어남으로서 전파음영지대가 많아지고, 아날로그 채널이나 디지털 채널, 모두를 수신하자면 안테나시스템은 더욱 복잡해진다. 지상파방송은 근본적으로 시청자의 수신능력에 관여치 않는다. 셋탑박스를 판매하거나 대여해주지도 않는다. 안테나도 세워주지 않으며, 안테나선을 연결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다. 반면에 유료이지만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는 셋톱박스를 시설해주고 시청자의 수신 상태도 점검해준다.
 
 지상파방송의 가장 큰 장점은 대출력 무선을 이용한 매체이라는 점이다. 무선망이란 말 그대로 선이 없어도 전송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선망을 통해 움직이는 기차나 버스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며 직장이나 학교 등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TV를 수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할 때만이 지상파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디지털TV방송은 그러한 무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송신소나 중계기 마다 각각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어 많은 주파수 대역이 소모되고 있다. 난시청을 위해 또 다른 중계기를 세우려고 해도 할당할 주파수가 없는 것도 지상파방송 환경 개선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지상파 DMB에 할당된 주파수 대역도 알고 보면 지상파 방송사가 1.2Mbps용량의 세 개의 앙상블 채널을 할당받았지만 각 방송사가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는 겨우 700Kbps 정도다. 이는 핸드폰용 화질 500Kbps 동영상방송과 오디오방송이 겨우 가능한 정도이다. 또한 지상파DMB를 ATSC의 이동수신 대안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ATSC방송을 하고 있는 KBS2나 EBS는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게다가 새로운 방송으로서 TU미디어의 위성DMB는 단일사업자로서 전국망을 가지고 핸드폰용 TV채널 14개, 오디오채널 24개 등 상당한 방송 대역을 허가받았다. 불과 700Kbps 용량을 위해 지상파방송사들이 전국망과 지하망 구축에 투자한다는 것은 실익과는 동떨어져 있다. 통신사를 끌어들여 지하망을 유료화 함으로서 지상파의 무료방송 원칙이 깨어질 뻔 했으나, 다행히 지상파방송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지하망 공동구축이란 의견통일로 무료화의 명분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통신회사들의 WiBro 휴대인터넷기술과 HSDPA 초고속패킷다운로드 핸드폰기술 등이 또 다른 경쟁상대로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지상파방송사들은 HD방송 시스템 투자와 지상파DMB 투자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상파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전송방식 선정과 투자의욕에서 불리한 불균형적인 DMB정책, 그리고 미래의 지상파 주파수 환수 및 재분배 정책 등이 지상파를 경쟁의 환경에서 점점 더 복잡한 레드오션 상황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