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시장도 DMB 전철 따를까? ...

T-커머스 시장도 DMB 전철 따를까?
“재허가 강화해 T-커머스 채널 수 감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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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통융합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T-커머스가 올드미디어도 뉴미디어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DMB의 전철(前轍)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화려하게 등장한 DMB는 사업 악화에 따른 누적 적자로 위성 DMB는 서비스 종료,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YTN DMB‧한국 DMB‧유원미디어 등 중소 사업자 등 총 6개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 지상파 DMB는 연간 총 광고 매출이 약 100억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중 지상파 계열이 아닌 YTN DMB‧한국 DMB‧유원미디어 등 중소 사업자는 누적 적자가 심화돼 프로그램 조달도 버거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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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스마트 미디어 시대, T-커머스 발전 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DMB 시장을 언급하면서 “지상파 계열사 외에 나머지 3개 중소 사업자가 고사 직전에 있는 DMB처럼 T-커머스 시장도 몰락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재허가 심사를 강화해 홈쇼핑 사업자와 T-커머스 사업자의 수를 감소시키고, 중기적으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정립하는 등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TV 홈쇼핑 시장에는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IM Shopping 등 7사가 있고, T-커머스 시장에는 GS마이샵, CJ오쇼핑플러스샵, 현대홈쇼핑플러스샵, 롯데OneTV, NS샵플러스, K쇼핑, 쇼핑&T, B쇼핑, 신세계쇼핑, W쇼핑 등 10개사 경쟁하고 있다.

문제는 TV 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업체들의 난립과 그로 인한 생존 경쟁으로 홈쇼핑과 T-커머스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공영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의 시장 진입 후 홈쇼핑 시장의 성장률 저하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개국한 8개의 T-커머스 사업자 중 5개는 이미 홈쇼핑 채널을 가지고 있다. 총 17개의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2개 사업자인 것이다.

최재섭 남서울대학교 교수는 “사실상 홈쇼핑 사업자 5개사가 2개의 홈쇼핑 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TV 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의 겸영이 결과적으로 시장지배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TV 홈쇼핑 겸영 T-커머스의 경우 연동형으로 전환하는 등 채널 수를 자체적으로 감축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규제기관에서도 1기업 2채널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계의 이 같은 지적에 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T-커머스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 않다고 하는데) 사업자별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나 활성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정당하게 허가를 받은 사업인데 겸영을 이유로 비판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정책 당국의 입장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정부는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지 않았고, 수동적 시청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T-커머스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도 적합하지 않은 규제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수동적인 시청 문화는 말이 되지 않는 요소”라며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료방송 수익의 50%가 주문형 비디오(VOD)에서 나오는 등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자신들이 보고 싶을 때 찾아서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