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구조, 여론의 다양성 보장 못해”

“독과점구조, 여론의 다양성 보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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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구조, 여론의 다양성 보장 못해”
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교수, 언론노조 20주년 초청 특강

글로벌 미디어 그룹 육성 정책이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명박 정권의 미디어 정책과 미국의 언론환경’을 주제로 한 초청 특별 강연에서 최진봉 텍사스주립대 교수는 “미국 대부분의 언론매체는 타임워너, 소니, 뉴스코퍼레이션 등 거대 미디어그룹의 소유”라며 “이들 매체들은 정치권력에는 자유로울 지언정 자본으로부터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오바마 역시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대기업의 언론소유가 소수의 여론을 보장하는 등 언론의 다양성과 지역방송사의 활성화를 저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는 다양한 여론이 개진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우리 정부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미디어기업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푼다고 말하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 면에서 미국의 다국적 미디어그룹과 경쟁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며, 규제를 풀면 고용창출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의 사례에 비쳐볼 때 오히려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대기업의 언론 소유는 지역 언론현업인들의 구조조정(Lay Off)로 이어졌다”고 밝히며 “생산, 분배, 소비 이 세가지를 6개 언론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독립적인 작가들이나 프로듀서들이 방송을 만들어도 분배할 수 있는 망이 없어 사장되는 경우가 숱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주파수 경매제의 미국 현황에 대해 “주파수 경매로 미 브로드밴드 인터넷 시장은 메이저 통신사와 케이블 회사가 장악했다. 새로운 사업자들은 주파수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며 주파수 경매제가 가져올 여론의 독점현상을 우려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공영방송 체제가 미국보다 우수하다”며 “미국 언론의 부정적인 요소를 인식하고 그대로 따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 언론 소유와 신방겸영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