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의 8VSB 허용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5월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만난 종합편성채널 사장단이 여러 가지 특혜와 더불어 8VSB 허용을 주장한 가운데, 6월 3일 보도전문 채널 2개 사장단도 이 위원장을 만나 비슷한 건의사항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미래창조과학부는 관련 연구반을 가동해 이르면 내년부터 케이블의 8VSB 허용을 시사하고 나섰다.
방통위에 따르면 6월 3일 이경재 위원장은 배석규 YTN 대표이사와 송현승 뉴스Y 대표이사와 만나 보도전문 채널의 공정성·공익성 확보가 중요하며, 건전하고 품격 있는 방송과 수익성이 조화롭게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양 보도 전문 채널 대표이사들은 이 위원장에게 보도전문 채널도 클리어쾀 상품에 포함되어야 하며, 지상파 방송과 같이 8VSB 송출 방식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 위원장은 소관 부처인 미래부가 이 문제를 잘 정리해 나갈 것으로 생각하며, 원론적으로 기술방식의 선택은 기존 방송사업자의 기득권 보호보다는 시청자의 편익 증진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래부가 8VSB 연구반을 가동하는 현실을 감안하는 한편, 최근 불거지는 미래부-방통위 업무 침해 논란을 일정정도 인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적당한 선을 그으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인 셈이다.
사실 8VSB 허용 문제는 종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는 현안이다. 그러나 해당 문제에 대해 케이블 업체는 하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또 다른 종편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광범위한 사회적 논란을 가중시켜왔다. 물론 케이블 내부에서도 일정정도 목소리가 수렴되고 있지만, 아직 하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지경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보도 전문 채널 대표이사들의 8VSB 허용 건의는 종편과 경쟁상대로 인식되는 YTN과 뉴스Y의 자구책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종편에만 8VSB만 허용된다면 보도 전문 채널의 입지는 상당히 축소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허용범위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며 클리어쾀 상품의 보도 전문 채널 포함 논란도 상당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는 이용자가 TV를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옥외에서도 시청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방송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미디어 시청환경을 반영하여 시청률 조사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시청환경 변화에 따른 시청률 조사방식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번 모임은 이경재 위원장 취임이후 방송사 대표단과 갖는 간담회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방송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