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 용도를 논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소득 없이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날 미래부와 방통위는 디지털 전환 당시 단계적으로 시행했던 것처럼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미방위원들은 이전 것을 답습하지 말고 보다 시대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1월 28일 개최된 제2차 주파수정책소위원회에서 미래부와 방통위는 전국 어디서나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되 지상파 방송사 준비 여건 등을 고려해 수도권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이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매체이기 때문에 차세대 방송인 UHD 방송을 지상파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해 국민들의 매체선택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지상파 UHD 전국 방송으로) UHD에 대한 접근 기회를 확대해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와 미디어 이용자 복지 제고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부와 방통위는 고화질(HD) 방송 도입 과정에서도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했듯이 지상파 UHD 방송 역시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방통위는 △2015년 하반기 수도권 시범방송 추진 △2016년 수도권 5개 채널(KBS 1TV, KBS 2TV, MBC, SBS, EBS) 서비스 시작 △2017년 강원권 및 광역시로 확대(추가 3개 채널, 총 8개 채널) △2021년 전국 시‧군 지역으로 확대(추가 4개 채널, 총 12개 채널) 등 지상파 UHD 전국 방송 시나리오(안)을 제시한 뒤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을 위해선 KBS 1TV 3개, KBS 2TV 1개, MBC 3개, SBS 3개, EBS 1개, OBS 1개 등 총 12개의 채널(72MHz 대역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기주 방통위 상임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지상파 UHD (전국) 방송에 필요한 주파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며 “미래부와 논의해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확보하는 방안,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기존 대역 및 여타 다른 대역에서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도 “디지털 전환 당시에도 수도권(2001년)-광역시(2004년)-도청소재지(2005년)-시‧군지역(2006년)-HD 방송 커버리지 96% 달성 및 아날로그 방송 종료(2012년) 등으로 도입했듯이 지상파 UHD 방송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하지만 미래부와 방통위 모두 지상파 UHD 방송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밝히지 않은 채 기술기준 제정과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방송 도입 준비 상황,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미래부는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디지털 전환 계획을 언급하는데 디지털 변화 속도가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지금 이전 것을 답습하겠다는 것이냐”며 “미래부와 방통위가 오히려 지상파 방송사를 채근하고 지원해서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촉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상파 UHD 방송 계획을 길게 늘려 잡고 있다”고 미래부와 방통위의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도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지상파 UHD 방송이 실시됐을 경우 UHD TV 등 디스플레이 산업과 콘텐츠 산업 등 연관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미래부와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지상파 UHD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 역시 “미래부와 방통위가 방송과 통신의 입장을 절충해 공정한 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특히 미래부는 방송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가 부족해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운 것 같다”며 미래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미방위 소속 의원들은 미래부와 방통위의 보고에 상반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방통위는 △지상파 UHD 도입 필요성 △지상파 UHD 도입 시나리오(안) △지상파 UHD 주파수 소요 및 확보방안 검토 등으로 이뤄진 보고서를 통해 1차 소위 때보다 발전된 내용을 보고해 대다수 의원들이 흡족해 한 반면 미래부는 △지상파 UHD 전국 방송 추진 방향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전달해 ‘통신용 보고서’라는 혹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