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는 방송용 필수 주파수”

“700MHz는 방송용 필수 주파수”

465

지상파의 보편적 뉴미디어 방송 구현을 위해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에 한국언론정보학회는 10월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차세대방송 서비스 활성화 방안 및 전략’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700MHz를 활용한 지상파 차세대 방송 활성화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한편, 정부에게 공익적 가치에 부합하는 주파수 활용을 강하게 요구했다. 오로지 시청자 복지의 측면에서 해당 주파수의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에 발제를 맡은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700MHz 대역은 방송용으로 활용 가능한 유일한 주파수로 지상파 방송사의 UHD TV 등 차세대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실시를 위한 대역으로 기존 디지털방송 주파수 대역과의 연속성, 호환성, 주파수 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하며 “기술적, 산업적 관점뿐 아니라 방송의 사회, 문화, 시청자의 권리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교수는 “종합적인 논의를 거쳐 정부의 지상파 차세대 방송 도입 정책을 먼저 수립한 후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단언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 및 채널재배치 이후 DTV 주파수 대역이 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228MHz폭 밖에 안 된다는 현실인식을 염두에 둔 판단이다.

동시에 김 교수는 세계 방송기술의 조류인 UHD 발전을 위해서라도 콘텐츠와 플랫폼을 모두 소유한 지상파가 온전한 보편적 미디어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700MHz 대역 주파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완전한 차세대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위해서는 채널당 8MHz 대역폭이 필요하다”면서 “공익을 위해 사용할 주파수가 부족하여 공공성 실현이 포기되고, 사회적 필요에 의해 다시 주파수를 재구매해야 하는 일이 일어나면 엄청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정제창 한양대학교 교수도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정 교수는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 폭 전체보다는 그 절반인 54MHz폭 이라도 방송에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정 교수는 “KBS1, KBS2, MBC, SBS, EBS 등 채널 하나씩 6MHz를 이용하면 54MHz 폭이 필요하다”면서 “700MHz 대역폭의 108MHz 가운데 절반을 지상파가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폭 중 상하위 40MHz 폭이 최시중 방통위원장 시절 통신에 할당하기로 결정된 만큼, 현실적으로 방송이 54MHz폭은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물론 이러한 논리는 역으로 통신에 할당하기로 의결된 40MHz폭의 당위성을 뿌리부터 흔들 가능성이 있다. 혼신 및 간섭의 특성을 가진 전파의 배분은 필수적으로 완충지대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정 교수의 논리는 108MHz 폭 중 상하위 40MHz 폭을 통신에 의결하기로 한 구 방통위의 결정을 일정 정도 부정하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 상태로는 전파의 혼간섭을 감안할 때 절대 계획대로 할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교수의 방안이 방통위원장 고시로 규정되지 않은 구 방통위의 주파수 할당안을 전면 폐기하고 방송에 주파수 절반을 연속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최동환 방송인총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700MHz 대역 주파수는 통신 사업자에게는 ‘옵션’이지만 방송사업자에는 차세대 지상파 방송을 위한 유일한 주파수”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 회장은 “차세대 방송을 진행하게 못하게 되면 그로부터 잃어버리는 기회비용은 통신에서 이야기하는 산업적 효과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해당 이슈가 방송기술에 국한된 것이 아닌, 방송 전체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이슈라는 논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강형철 교수는 “디지털 전환 이후 700MHz 활용방안에 있어서 정부와 통신쪽에서는 경제적 유발효과를 이야기 한다”며 “하지만 이 같은 것은 지상파 방송의 기능을 통해 사회가 발전해온 외부적 경제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KBS 최선욱 연구원도 “정부와 통신 사업자들은 통신사들의 현 매출을 기준으로 사업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현 상태로 간다면 “삼성·LG전자의 TV 수상기 생산과 그에 따르는 효과들을 간과해 결국 ‘정부 실패’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해당 주파수의 통신 매각에 따른 경제적 유발 효과를 강하게 부정하는 인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 박석철 SBS 전문위원은 “통신 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국제적 조화(Global Harmonization)”라며 “하지만 유럽의 경우, EU표준에 따라 700MHz는 DTV용으로 쓰고 있다. 그 가운데 소수만을 차세대 모바일 통신용으로 쓰겠다는 계획”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주파수의 전세계적 통신 활용 주장을 일축했으며 EBS 박병진 박사는 “지상파에 700MHz 주파수가 배정되지 않는다면 미래방송은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하며 뉴미디어 발전에 입각한 해당 주파수의 방송용 할당을 주장했다.

다만 주영호 M&C파트너 대표는 700MHz 배정과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가 문화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인정적 용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지상파가 자체 콘텐츠 제작능력을 잃은 채 송출만 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주장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