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졸속적인 주파수 정책을 비판하고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재벌 우대정책 규탄 기자회견’이 12월 6일 화요일 서울시 세종로 방통위 앞에서 열렸다.
양창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이하 연합회) 회장과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위원장, 그리고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개련) 사무총장과 지상파 4개사 언론노조 본부 인사는 물론 약 200여 명에 달하는 연합회 회장과 회원이 참석한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방통위의 700MHz 주파수 통신사 우선 할당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아울러 시청자의 입장에서 모든 주파수 정책을 입안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해당 주파수 할당을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2013년 DTV 전환 이후로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양창근 연합회장은 "2004년 디지털 전송방식을 결정할 당시 주파수 효율이 높은 유럽식을 채택하지 않고 미국식 방식을 고집하는 바람에 지금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꼬집으며 "현재 방통위의 700MHz 주파수 할당 정책은 2004년 당시 가전제품 재벌의 입김에 놀아난것 처럼, 통신재벌의 입김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8월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를 ‘도박판’이라 규정하며 "돈잔치로 끝나버린 주파수 경매의 폐혜를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미룬 방통위가 이제는 700MHz 주파수를 통신재벌에 안겨주려 한다"며 "오만한 방통위는 주파수 정책을 온전히 시청자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야 하며 방송과 통신의 균형발전과 DTV 전환 전후로 야기될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700MHz 주파수를 2013년 DTV 전환 이후로 유보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어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통위의 700MHz 주파수 통신 할당 정책은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공공 건물의 출입구를 통제하고 사람들을 내보내고 심지어 그 건물의 부지까지 팔아먹겠다는 것"이라며 "언론노조 차원에서라도 이번 종합편성채널 특혜 등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총선 이후 관련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인데, 이번 700MHz 주파수와 관련된 현안도 반드시 추가 청문회를 열어 방통위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와 방통위 해체, 그리고 해당 간부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나선 조준상 언개련 사무총장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700MHz 주파수는 4~5조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이를 통신재벌에 밀어주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 차원의 발악이라고 본다"며 운을 뗀 후 "700MHz 주파수를 통신사에 배정하겠다는 방통위의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 무조건 통신사에 해당 주파수를 배정하려고 하기 전에 2가지 일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바로 통신사의 수요 입증과 데이터 트래픽 해소 노력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해당 주파수를 받으려 하는 통신사들은 압축기술을 통한 기술개발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데이터 트래픽이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당장 이에 대한 조사결과와 연구발표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파수는 공공재로서 시청자를 위해서 활용되어야 함을 방통위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용규 KBS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방통위가 주파수 장사하는 곳이냐, 올바른 정책을 입안해서 난시청 해소와 미래방송을 위해 시간을 두고 해당 주파수 할당을 DTV 전환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최선욱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처장은 "방통위의 해당 주파수 연내 결정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 규정했다. 이어 한웅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 부위원장은 "주파수를 토지에 비교할 수 있는데 지금 방통위의 정책은 난개발로 볼 수 있으며 이는 명백한 오염행위다"고 전했고 류성우 전국언론노조 EBS본부 위원장은 "방통위는 종편을 위해 지상파에 무한 희생을 강요한다"고 주장하며 "700MHz 주파수를 DTV 전환 이후로 연기해 시청자가 원하는 다양한 방송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위한 방법으로 2세대 디지털 방송과 MMS의 조기 정착을 꼽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영하 전국언론노조 MBC 위원장의 성명서 낭독으로 발언이 끝났다.
한편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양창근 연합회장과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방통위로 들어섰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으며 대신 최시중 위원장에게 연합회가 준비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2013년 DTV 전환 이후로 연기하라’ 성명서를 전달하는 선에서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다.
오로지 시청자를 위해, 미래방송과 방송 및 통신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DTV 전환이후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700MHz 주파수를 DTV 전환 이후로 결정을 유보해야 하며 2004년에 재벌의 입김에 휘둘려 올바른 정책을 입안하지 못했던 과오를 뒤풀이하지 않기를 바라고, 통신재벌에 무조건적으로 해당 주파수를 할당해서는 안된다는 연합회와 언론노조, 언개련의 연대가 돋보인 기자회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