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4+1’안 국민 불편 초래”

“700MHz ‘4+1’안 국민 불편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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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정부가 내놓은 700MHz 주파수 ‘4+1’ 분배안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국민 불편을 초래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6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공미디어연구소 주최로 열린 지상파 UHD 방송의 보편적 시청을 위한 700MHz 주파수 할당 방안 토론회에서 조삼모 한국방송협회 차세대방송특위 전문위원은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을 위해 디지털TV(DTV) 대역을 조정하거나 현재 DMB로 사용 중인 VHF 대역을 활용한다면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시청자 불편을 유발해 결국은 직접수신가구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상파 UHD 방송은 700M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정책소위원회에서 국제적인 추세와 경제성,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상파 UHD 방송과 이동통신 상생을 위해 균형 있는 분배를 추진하겠다며 700MHz 주파수 ‘4+1’ 분배안을 내놓았다. 채널 1개당 6MHz폭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KBS 1TV, KBS 2TV, MBC, SBS 4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를 분배하고,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를 하고 있는 EBS에는 향후 DMB 대역에서 1개 채널을 확보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따라 이동통신에 40MHz폭을 할당하고, 지상파 방송사에 24MHz폭만 분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부가 내놓은 방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 전문위원은 “VHF 대역은 174~216MHz, 700MHz 대역은 698~806MHz 대역으로 각각의 주파수 대역이 크게 달라 VHF 대역의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선 별도의 안테나가 필요하다면서 전 국민이 안테나를 새로 설치하고 관리하는 등 심각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당시에도 이 같은 문제 때문에 해당 주파수 대역으로의 이동을 포기한 바 있다.

전영균 EBS 기술기획부장은 일각에선 복합 안테나를 이야기하는데 복합 안테나는 DTV 안테나에 VHF 수신 기능을 넣은 것으로 우리나라처럼 산악 지형이 많고, 도심에 높은 빌딩이 많은 지역에서는 수신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 방안대로 VHF 대역 안테나를 따로 설치해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해도 문제다. 조 전문위원은 몇 년 뒷면 UHD 전환이 완료돼 모든 지상파 UHD 방송은 DTV 대역으로 이동하는데 그렇게 되면 VHF 안테나는 불필요하다며 일시적인 용도로 VHF 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조 전문위원은 지상파 UHD 방송을 도입한 뒤 주파수를 효율화하면 단계적으로 더 많은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먼저 700MHz 주파수를 이용해 지상파 UHD 방송을 도입한 뒤 UHD 전환을 완료하고 이후 주파수를 효율화하면 이동통신의 추가 주파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전문위원이 제시한 이 방안은 지난해 열린 ‘700MHz 대역 용도 관련 공청회에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안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시 최 의원은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 따라 미래부가 통신에 할당하려 하는 40MHz 폭 중) 20MHz 폭을 무선마이크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700MHz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쓰려면 202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현재 지상파 방송사의 계획대로 라면 2014년 기준으로 7년 뒤인 2021년에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완료되는데, 2021년은 공교롭게도 지상파 DTV가 종료되는 시점이니 현재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활용하고 2021년에 DTV 대역으로 방송용을 재배치하면 700MHz 주파수는 2021년부터 통신이 활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3.5GHz 대역이 차세대 통신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 전문위원은 현재 이동통신 부분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700MHz 대역이 아니라 3.5GHz 대역이라며 “(미래부 방안대로는)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40MHz 폭만 활용할 수 있지만 3.5GHz 대역에서는 200MHz 폭을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3.5GHz 대역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2007년 세계전파통신회의(WRC-7)에서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한 대역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저주파 대역보다는 데이터 전달이 보다 용이한 고주파 대역에 대한 이용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주파 대역이 커버리지가 넓어 그동안 선호도가 높았으나 이미 많은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어 이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공급하기 위해선 손실 보상이 따라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고주파 대역은 회수 및 재배치가 용이하고, 대역폭이 넓어 데이터를 많이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부 측은 3.5GHz 대역은 기지국 등의 통신 장비는 물론이고 휴대폰 단말기에 들어갈 통신 칩셋 등도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 전문위원은 화웨이에서 3.5GHz LTE-A 장비 출시도 발표했고 유럽이나 미국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일본에서도 내년에 이 대역 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국내 방송사들이 2017년까지 이동방송중계용 주파수로 이 대역을 사용하도록 허가받았지만 추가 활용 계획이 없어 조기 반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이 얼마든지 3.5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