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를 잡아라

700MHz 주파수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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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이 불을 뿜는 가운데 최근 ‘주파수의 공익적 활용 여론’에 수세로 몰린 통신업계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최근 UHD 상용화 바람이 흐름을 타며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 실험방송이 본궤도에 돌입한 가운데 통신업계가 이러한 분위기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4월 17일 한국통신학회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방송통신 생태계 발전을 위한 주파수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를 열어 700MHz 대역 주파수의 통신용 할당을 주장했다. 이에 최선규 명지대학교 교수는 해당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하고 발생하는 경매대금으로 지상파 난시청 해소와 UHD 콘텐츠 제작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최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의 공익적 UHD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통신이야 말로 해당 주파수에 가장 어울린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최 교수의 발언은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에 있어 새로운 국면으로 여겨진다. 해당 주파수를 두고 방송과 통신이 각각 공익성과 경제성을 두고 충돌하는 상황에서 통신이 우위에 있는 경제성을 바탕으로 방송의 공익성 논리까지 부정했기 때문이다. 각자의 장점만 가지고 다투기 보다는 상대가 가지는 장점을 폄훼함으로써 상대적 우위를 강조하는 셈이다.

특히 주파수 경매대금으로 난시청 해소를 실시하자는 주장은 지상파 플랫폼의 약점을 제대로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주파수의 경매대금으로 낮은 지상파 직접수신율을 개선하자는 발언은 외부의 대승적인 공감대를 끌어낼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교수의 주장은 몇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선 지상파의 공익적 UHD 가능성을 부정한 것은 그 자체로 패착이다. UHD가 프리미엄 서비스의 일환으로 유료방송의 전유물이 되는 것과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회문화적 가치로만 판단해도 쉽게 도출할 수 있는 반박이다.

또 최교수가 해당 주파수를 경매에 넘기고 그 대금으로 난시청 해소 및 지상파 UHD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의 주장은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지상파 위성 UHD 가능성 타진 및 미국에서 실시 예정인 주파수 경매제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국내의 사정과 전혀 맞지 않는 플랜 B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대한민국의 지상파 UHD는 700MHz 대역 주파수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송의 공익성을 바탕으로 상당한 양의 주파수를 방송에 할당한 외국과 달리 대한민국 지상파는 700MHz 대역 주파수 하나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도구를 빼앗고 다른 도구를 주자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UHD 콘텐츠 제작 능력에 있어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는 지상파에게 경매대금으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자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최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지상파 UHD의 가능성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또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모든 플랫폼의 UHD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상파 UHD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700MHz 대역 주파수 공동 연구반의 중간결과가 늦어도 5월에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다음달에는 정부의 UHD 산업 발전 로드맵도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해당 주파수의 할당을 놓고 의미있는 결론이 도출되기 직전인 상황에서 한국통신학회의 주장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