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황금 주파수’라고 불리는 700MHz 주파수 분배 방안이 확정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7월 13일 제6차 주파수정책소위원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사에 700MHz 주파수 5개 채널을 분배하는 이른바 ‘5+1’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총 108MHz 폭의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30MHz 폭, 이동통신에 40MHz 폭,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에 20MHz 폭으로 활용된다. 나머지 18MHz 폭은 보호대역으로 운영된다.
700MHz 주파수는 지상파방송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회수된 주파수 대역으로 전파 도달 거리가 긴 데다 혼선이나 잡음이 적어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 방송사들과 학계, 시민사회단체는 주파수의 공공재적 성격에 맞게 700MHz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2년 1월 20일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의결하면서 108MHz 폭 중 40MHz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했다.
하지만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재난망 구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700MHz 주파수 중 일부를 재난망으로 활용키로 했고 700MHz 주파수 정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고시‧공포 등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모바일 광개토 플랜 1.0을 백지화하고 2015년 상반기까지 700MHz 주파수 분배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국회 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그동안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 차원에서 논의됐던 700MHz 주파수 정책을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결국 700MHz 주파수 잔여 대역인 88MHz 폭의 용도 결정 문제를 논의할 주파수정책소위원회가 구성됐다. 주파수소위가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입장 차는 여전했다. 여야 의원들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을 위해선 잔여 대역 88MHz 중 54MHz 폭(9개 채널)을 방송용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고, 미래부와 방통위는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도 활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700MHz 주파수 분배안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미래부는 국제적인 추세와 경제성,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상파 UHD 방송과 이동통신 상생을 위해 균형 있는 분배를 추진하겠다며 ‘4+1’ 분배안을 내놓았다. 채널 1개당 6MHz폭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KBS 1TV, KBS 2TV, MBC, SBS 등 4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를 분배하고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를 하고 있는 EBS에는 향후 DMB 대역에서 1개 채널을 확보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따라 이동통신에 40MHz폭을 할당하고 지상파 방송사에 24MHz폭만 분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4+1’안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고, 미래부는 7월 6일 열린 주파수소위에서 KBS 1TV, KBS 2TV, MBC, SBS, EBS 등 지상파 5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 30MHz 폭을 분배할 수 있는 기술적 검토를 끝냈다고 보고했다. EBS를 포함한 지상파방송 5개 채널에 700MHz 주파수를 분배하겠다는 ‘5+1’안을 내놓은 것이다.
여야 의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4년 11월 주파수소위가 구성된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미래부의 주파수 분배 방안을 수용했고,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도 지상파 UHD 방송의 순조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미래부는 이날 합의에 따라 이르면 이달 내로 국무조정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 20일의 확정 기간을 거쳐 다음달 말까지 고시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미래부는 올해 안에 700MHz 주파수 대역을 포함해 총 140MHz 폭에 대한 주파수 경매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