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할당, 전파수요 살펴야

700MHz 주파수 할당, 전파수요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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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내정자가 현재 방송과 통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해 "전파 수요를 측정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 상황인데다 방통위가 700MHz 대역 주파수 40MHz 대역 분할할당 ‘꼼수’를 부린 상황에서 이 내정자가 너무 원론적인 입장만 보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주파수 문제와 관련해 첫 문제제기를 한 것은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청문회 자리에서 "작년 주파수 경매 당시 부적절한 금품의혹이 오갔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향후 주파수 분배에 대해서도 로드맵을 구성한 다음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는가"물었고 이 내정자는 "반드시 주파수 할당에 대한 로드맵을 구성할 것이며 이미 방통위에서도 이같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이 내정자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1시가 되어갈 무렵 새누리당 김성동 의원은 이 내정자에게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을 위해 해당 주파수 할당을 2013년 디지털 전환 이후 연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물었고 이에 이 내정자는 "108MHz 폭 중 이미 40MHz폭을 통신에 할당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향후 주파수 할당은 전파 수요를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내정자의 이러한 발언은 매우 부적절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전 방통위는 통신사에 해당 주파수를 모두 몰아주기 위한 꼼수로 상하위 분할할당을 시도했으며 최근 있었던 WRC-12 회의 결과까지 왜곡해가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방통위 내부에서는 해당 주파수를 통신에 모두 할당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상황인데 이런 시점에 방통위 내정자가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은 애당초 주파수 문제를 긍정적으로 이끌 용의가 없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이나 주파수 할당 문제를 남 이야기 듣는 것처럼 언급하는 태도 등은 이계철 내정자가 아직 해당 분야에 대해 일정 정도의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방통위의 기본적인 입장만 반복적으로 밝히는 방통위 내정자의 등장으로 향후 주파수 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