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주파수 경매가 경쟁과열로 인한 ‘최악의 돈잔치’가 되어버린 지금, 통신사업자 및 친통신 언론사에서는 연일 700㎒ 주파수 대역에 대한 노골적인 야심을 숨기지 않고있다.
이번에 시행된 주파수 경매에서는 각 통신사들이 나란히 나눠먹기를 진행한 가운데 1.8㎓ 가격이 무려 최저입찰가의 두배인 9,95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렇게 천정부지로 오른 주파수 가격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주파수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통신요금이 오른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며 모두가 걱정하는 주파수 가열 경매의 폐단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통신사들은 700㎒ 대역도 조속히 자신들의 소유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언론사는 “세계적으로 700㎒대역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는 추세다.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는 DTV 전환 대역인 700㎒를 통신용으로 할당하는 등 국제 표준 밴드로 급부상했다. 이 때문에 디지털TV 유휴대역을 조기에 배치해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예 대놓고 700㎒ 대역에 대한 통신사들의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과연 이같은 통신사들의 주장이 맞는 것일까.
통신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전세계적으로 700㎒ 대역을 통신용에 할당했다’는 주장은 하나의 사건에 대해 일부만 철저히 부각시킨 것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논란은 외면하는 형국이다. 현재도 외국에서는 주파수 대역을 통신사들에게만 할당했다가 수많은 잡음을 겪고있다.
이에 수많은 전문가들은 “유휴 대역이라는 말부터 잘못된 것이기도 하거니와, 700㎒를 통신사들에게 무조건 넘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방송·통신 정책의 로드맵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전제아래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이므로 국민의 권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자신들이 ‘무제한 요금제’ 운운하며 탐욕스럽게 주파수를 가져갈땐 언제고, 이제 와 밑천이 드러나자 방송발전에 필요한 700㎒를 노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실 이같은 주장은 오래된 것이 아니다. 게다가 ‘디지털을 전환하면 주파수가 덜 들기 때문에 700㎒를 통신용으로 할당해도 된다’는 근거없는 의견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기술지식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일례로 미국은 2번부터 51번까지 50개 채널을 할당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4번부터 51번까지 38개 채널만 할당할 계획이다. 2번부터 6번까지는 할당 계획이 없고 7번부터 13번 채널까지는 지상파 DMB에 할당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국토가 좁은 대신 산악지형이 많아 송신소나 중계소를 촘촘히 세워야 하는데 가까운 중계소는 서로 다른 채널을 써야 한다. 오히려 주파수 대역이 더욱 절실한 셈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열 경쟁으로 주파수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자신들의 정책적 과오를 잊은체 해외의 실패하거나 잘못 알려진 사례만을 근거로 들어 700㎒ 주파수 대역을 노리는 통신사들의 욕심에 눈꼽만큼 진행되는 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결정에 분통 터트리던 국민들과 방송기술의 발전을 위해 뛰는 전문가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