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 얼마 전 같은데 이미 일각에서는 차세대 DTV(Post-HDTV)의 유형이 무엇이 될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 만큼 기술의 발전 속도와 서비스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증거이다. 현재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차세대 DTV의 유형으로 3DTV를 포함한 실감방송이나, HD급 화질의 몇 배에 해당되는 초고화질(UHD, ultra high definition) 방송 등을 생각하고 있다. 3DTV 방송은 DTV 전환이 되어야 가능해지는 서비스이다. 2012년 말이 DTV 전환 시점인 국내에서는 3DTV 방송을 원활한 DTV 전환을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로 생각할 수 있다.
3D 입체 방송이란 3D 콘텐츠의 제작부터 부호화, 전송 및 디스플레이 등의 방송시스템 구성을 통해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3D 입체 콘텐츠를 전달함으로써 실제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실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으로, 지상파, 케이블, 위성, IP, 모바일 등의 모든 매체에서 구현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은 양안식 3D 입체 서비스이므로 안경방식으로 재현해야 한다는 기술적 제한 조건이 있다.
최근 영화에서의 붐이 3D 블루레이(Blu-ray), 3D 게임 등을 통해 극장에서 가정으로 옮겨지고, 가정에 보급된 다양한 3D 입체 단말기를 통해 이러한 콘텐츠들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3D 입체감의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은 더욱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원할 것이고 결국 방송에서도 3DTV 서비스가 현실로 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러면 왜 3D 일까? 3DTV는 시청자가 화면 내에 실제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도록 깊이감과 거리감을 제공하는 영상 및 음성 서비스로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오감을 이용하는 시스템 구현을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즉 영상과 음성 등 미디어에 대해 궁극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기술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분야에서 3D 관련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었으며 병행하여 표준화 작업도 진행되고,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이 산업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3D 관련 기술 개발 및 표준화는 앞서 언급한 영화 부분에서 먼저 활성화되었고 현재 3DTV 방송 분야에서도 일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년에 지상파 매체를 통해 3DTV 실험방송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DTV 방송의 상업적 성공의 열쇠가 이미 기술이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관련이 있을 정도로 이 분야의 기술적 완성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국내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3D 방송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2012년, 약 231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2027년까지 약 12조원의 3DTV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고품질의 3D 입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높은 기술적 완성도가 필요하다. 먼저 양질의 스테레오 3D 입체 콘텐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법과 함께 하나의 렌즈와 센서를 사용한 카메라의 개발이 필요하고, 능동 센서를 부착하여 깊이 정보를 함께 획득할 수 있는 깊이 카메라(depth camera)의 개발도 필요하다. 부호화 기술은 스테레오 좌, 우 영상을 전송망의 대역폭과 특성에 맞도록 압축 부호화하여 전송하는 기술로서 좌,우 영상의 화질이 HD 급을 유지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ATSC 등에서도 다양한 방식을 제안하고 있으나 아직 검증 과정을 남겨 놓고 있다. 전송 기술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정단말 또는 이동단말로 3D 콘텐츠를 보내주는 기술이다. 현재 다양한 방송매체에서 3DTV 실험방송을 준비 중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전송 매체에 따라 송수신 정합에 대한 표준화 작업도 반드시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DTV 표준화 작업 과정에서 얻은 여러 가지 교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3D 디스플레이 기술은 시청자들에게 3D 입체감을 재현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설계 및 제작 기술 등을 모두 포함한다. 3D 콘텐츠를 재현하는 방식에는 기본적으로는 안경 이용여부에 따라 스테레오스코픽(stereoscopic) 방식과 오토스테레오스코픽(autostereoscopic)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3D 입체영화 관람을 위해서는 안경이 필요하다.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기 전까지 TV를 포함한 대형 스크린의 단말기에서는 안경방식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동 전화와 같이 작은 스크린이고 사용자가 1인으로 제한되는 단말에서는 무안경식 디스플레이도 현재의 기술로 구현이 가능하다.
3DTV 방송 서비스가 시작되면 사회의 모습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D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3D 시나리오 작가 등의 직종이 새로이 생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시청자들이 3DTV 방송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차세대 매체로의 붐이 일어야 파생될 수 있는 효과이다. 영화나 게임 분야에서 3D 관련 기술이 많은 발전을 이루고 상업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3DTV 방송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또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의 확보는 이 분야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D 시장에서 관객에게 외면 받은 실패한 영화가 단순히 3D라는 이유로 흥행에 성공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유지상 광운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