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3D 열기가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확대되고 있다. 3D 화면으로 축구 경기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3DTV는 출시 3개월여 만에 50만대의 판매량을 돌파했다.
하지만 채널 66번을 통해 한시적으로 진행 중인 ‘지상파 세계 최초 3D 시험방송’을 시청한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먼저 전체 시청가구의 80%에 달하는 케이블방송 가입자들은 디지털 안테나를 구입해 달아야만 3D 월드컵 시험방송을 볼 수 있는데, 이마저도 관악산 송출서 반경 20km 안에 해당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만 해당된다. 또 전국에서 시청 가능한 스카이라이프 역시 HD 상품 가입자 중 3DTV를 소유하고 있는 가구만 시험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등 제약이 많다.
월드컵 3D 시험방송이 끝난 뒤에는 ‘콘텐츠 부족’이라는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지상파방송사 한 관계자는 “지상파에서 거액을 들여 3D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제작인력과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자체 제작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방송사들이 3D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3D 산업 부흥을 외치며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3D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3DTV의 보급만 늘어난다면 3D 열풍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현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