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야당 의원 없는 반쪽짜리로 소관부처와 첫 만남을 가졌다.
국회 과방위에 배정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명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은 6월 17일 업무 보고와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첫 당정 간담회를 가졌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민주당에 반발해 과방위 위원 배치를 하지 않았다.
이날 여당 의원들과 각 부처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 △디지털 뉴딜 △과학기술 R&D △방송제도 개선 추진 등에 대해 보고하고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해 “상용화된 약물을 중심으로 치료효과가 있는지 실험하는 방법을 통해 상당한 효과가 있는 후보 약물을 선정해 최종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실험이 끝나면 1~2개월 내에 현장에 투입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3차 추경을 통해 대대적 투자 계획을 밝힌 디지털 뉴딜에 대해선 “디지털 뉴딜의 경우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데이터 입력 등의 일자리 4만 3000개를 올 하반기에 마련해 일자리 공급에 숨통을 틔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재난 방송과 정보 전달, EBS를 통한 온라인 교육 등 방통위가 기여한 부분을 언급한 뒤 현안 과제로 ▲재허가 및 재승인 ▲재난방송 개선 추진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 추진 ▲가짜뉴스 대응 방안 ▲해외 사업자 규제 집행력 확보 방안 등을 보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국회에서 방송·미디어 관련 법안들이 계속 보류돼 쟁점 없는 법안의 자구를 고치는 정도는 해결됐으나 전체적으로 제도를 변화시키고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부분은 논의가 되지 않았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된 것들과 시민사회 의견을 모아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필모 의원은 “미디어가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 행복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다”며 “미디어가 지나치게 양적인 생존 경쟁에 몰입, 역기능이 많아져 질적 경쟁을 통해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개정해 생태계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1대 국회 과방위는 20대보다 1명 줄어들었다. 앞서 국회는 21대 원구성을 앞두고 과방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각각 1명씩 줄이고, 보건복지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정수는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과방위와 문체위, 외통위 상임위원 총수는 1명씩 줄어 과방위 20명, 문체위 16명, 외통위 21명이 됐으며, 복지위는 기존 22명에서 24명으로, 산자위는 29명에서 30명으로 정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상임위원 정수 조정이 특정 상임위에 몰리는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자위는 인기 상임위 중 하나다. 각종 개발과 투자 유치 등에 유리해 지역구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복지위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희망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식물 상임위’인 과방위는 의원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상임위 중 하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법안처리률 26%로 평균을 밑돌았다. 매년 방송이나 포털 관련 이슈로 대치만 하다가 끝나기 일쑤였으며, 전문성이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이슈는 정치적 공세에 맞물려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가짜뉴스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 정착 필요한 ICT 논의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 21대 과방위에 속한 민주당 의원은 김상희, 박광온, 변재일, 우상호, 윤영찬, 이용빈, 전해숙, 정필모, 조승래, 조정식, 한준호, 홍정민 등 12명(가나다순)이다. 중진의원들 중에선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 5선 변재일 의원과 19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4선 우상호 의원이 눈에 띈다.
언론‧방송계 인사들도 다수 배정됐다. 과방위원장을 맡게 된 박광온 의원은 MBC 보도국장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도 과방위에서 활동했었다. 초선인 윤영찬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부사장,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만큼 언론‧미디어에 능통할 것으로 보인다. 정필모 의원도 기자 출신으로 KBS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의원도 언론계 인사로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