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뜨거운 일출과 지상파방송 희망의 길
박 성 규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2009년 새해 아침 일찍 한강에 나가 뜨겁게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면서 현재 지상파방송이 가고있는 험난한 길에 밝은 희망을 펼쳐주기를 소망해 보았다. 현재 지상파 방송은 기술적, 구조적, 사회적으로 그 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상당히 복잡한 국면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 방송통신융합이라는 명분으로 IPTV에 지상파프로그램 실시간 재송신이 시작되었으며, 12월 8일 방통위는 방송채널 52번 이후의 방송주파수에 대해 통신도 사용이 가능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 주파수 분배표 고시 개정(안)”을 내 놓았고, 12월 22일 현 정부에 의해 새로운 방송법의 국회 상정이 시도되던 날 방통위 상임위는 위 고시(안)을 통과 시켰다. 앞으로는 CH52번 이후 700MHz 방송용주파수(Ch52~69)를 통신도 이용 가능하다는 의미이지만 방통위는 이미 4G 이용 등 통신의 영역으로 의미부여를 강하게 인식시키려는 의도를 공공연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상파방송도 더 이상 전송기술과 DTV전환에 대해 정부의 생각만을 무작정 따르고 동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기존 방송대역에서의 방송과 통신의 멀티미디어 기술경쟁이 벌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방송법이 통과되면 방송.신문 겸영 허용으로 인해 언론영역에서 방송과 신문의 영역이 따로 구분 없이 경쟁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방송기술부분에서도 방송주파수 대역에서 방송과 통신의 기술이 서로 공존하게 된다. 여기서 살아나기 위한 방법으로 빠르게 새로운 전송기술개발과 지상파 직접수신자 확보 방안을 키워나가지 않으면 낙오하게 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지상파방송을 국가 산업적 논리만 앞세워 ATSC라는 낙후된 전송기술과 DMB라는 국내기술표준 이용을 강요해 왔다. 그 결과 방송사의 난시청해소 주파수와 비용 부담만 늘고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디지털방송의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방송용주파수가 보호되었냐 하면 그러지도 못하고 주파수는 주파수대로 통신에 일부 넘겨주게 되고 통신과의 멀티미디어 경쟁은 어쩔 수 없이 직면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로 우선 현존하는 DVB-T2와 같은 최첨단의 전송기술부터 재빠른 검토와 실험을 실시하고 방송과 산업과 시청자 모두에게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미 ATSC로 디지털전환이 끝나는 2012년이 되면 ATSC기술도 10년이 넘게 사용된 기술이 된다. Single Carrier MFN 기술과 MPEG-2 압축을 사용하는 낡은 기술이 H.264 압축과 IP-Base 기술을 사용하는 IPTV와 향후 위성방송과 Cable방송에 대항하여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 간다. 앞으로 수상기 업체에서도 직접수신자 10%(2008년 10.1%, 광고공사 자료)도 안 되는 지상파방송을 위한 새로운 수상기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개발을 외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계속 ATSC방송을 병행해 가면서 또 다른 차세대 전환을 발 빠르게 준비해야 된다고 본다. 현재 아날로그방송과 DTV방송을 공존해 가면서 전환을 시도하듯이 차세대 기술도 상당기간 현재의 ATSC DTV기술과 공존상태에서 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전송기술마저 글로벌표준에서 뒤진다면 국가적 경쟁과 통신과의 경쟁에서 국내 지상파방송이 영원히 낙후될 수 있다. 세계적 글로벌표준에 빠르게 합류함으로써 아직 디지털방송을 시도하지 못한 매우 많은 후발국가와 이미 디지털방송을 했더라도 SD방송에서 HD방송으로 다시 넘어가는 제2의 디지털전환국가를 상대로 우리의 기술력과 수상기를 판매할 수 있는 기틀을 미리 다듬어야 한다. 세계적 첨단기술을 외면하고 국내산업과 국내개발표준만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기는 매우 힘든 고행을 겪게 된다는 사실을 ATSC와 DMB를 통해 이미 경험하고 있다. 이제는 방송과 산업과 시청자가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서비스와 수신환경을 만드는데 기술적으로 솔직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2009년부터는 다 함께 밝은 희망을 향해 진실된 마음으로 걸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