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1. 대학생 유모양은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의 핸드폰을 찾는다. 자는 동안 온 친구들의 메시지를 확인한 뒤 포털사이트로 오늘의 날씨를 검색한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연신 메시지와 SNS를 확인한다. 식사 중에는 친구가 공유한 동영상이나 짤방을 보고 자기 전에는 침대에 누워 새로 올라온 웹툰을 읽는다.
#2. 직장인 박모씨는 출근길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스마트폰을 찾는다. 집을 나섬과 동시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다. 전철에 타서는 포털사이트의 주요 뉴스를 살펴본다. 전철에서 내리기 전까지 검색은 계속된다. 퇴근길도 마찬가지다. 퇴근할 때는 주로 웹툰이나 동영상 등 가벼운 내용의 콘텐츠를 즐긴다. 박모씨 역시 자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유모양과 박모씨 같이 스마트폰과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됐다. 이들의 모습은 일반인들의 콘텐츠 소비가 신문이나 잡지 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20~30대 특히 20대는 다른 세대보다 모바일 베이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함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까지 만들어내며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KT경제경영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1일 평균 모바일 이용시간은 3시간 44분으로 잠자는 시간(20대 1일 평균 수면 시간 7시간 2분)을 제외하면 하루의 1/5을 모바일 화면을 보며 지내고 있다.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는 동영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일주일 동안 소비한 콘텐츠 4개 중 1개는 동영상으로 약 25.4%를 차지하고 있다.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비율을 확인한 결과 △동영상 46.0% △그림 및 일러스트 46.0% △텍스트 42.4% △사진 및 움짤 42.4% △인포그래픽 24.8%로 모든 유형에서 완독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콘텐츠의 길이는 △동영상 43.1초 △텍스트 14.4문단(약30줄) △그림 및 일러트스 17장 △사진 및 움짤 10장 △인포그래픽 9.3장으로 매우 짧게 나타났다. 짧고 가벼울수록 선호하는 20대의 스낵 컬처(Snack Culture) 현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주제 역시 가벼운 것을 선호했다. 각 콘텐츠 형식별로 선호하는 주제를 묻자 유머‧병맛 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콘텐츠 신뢰성에 대해서는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조사 대중 중 43%는 블로그를 통해 신뢰도를 검증한다고 말했으며, 공감이나 좋아요 수(18.7%), 콘텐츠 베스트 댓글(14.9%) 등 유저들의 반응을 통해 신뢰도를 검증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1일 평균 모바일 이용 시간이 300분을 초과하는 헤비 유저일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헤비 유저들은 유저 반응을 기반으로 콘텐츠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비율이 45.4%로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모바일 광고 효과도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를 본 뒤 제품 및 서비스 이용 의향이 생긴다는 응답은 31.8%에 그쳤으며 브랜드의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응답률도 22.8%로 낮게 나타났다. 모바일이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요즘 눈 여겨 볼 만한 결과다. 모바일 광고의 공유를 통한 바이럴 가능성도 높지 않았다. 유사 콘텐츠를 연이어 구독(38.0%)하거나 댓글 반응을 살펴보는(61.4%)등 개인적 소비에서 그치는 경향이 두드러져 콘텐츠 구독 후 댓글을 달거나(21.6%) 공유하는 것(27.2%)에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본 조사를 진행한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네이티브 애드라는 말도 있듯이 20대를 향한 온라인 콘텐츠형 광고가 넘치는 시대인데 20대에게 광고는 흥미성 콘텐츠 그 이상이 아닌 듯하다”며 “정작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거나 선택할 때는 해당 콘텐츠나 정보의 진위 여부를 치밀하게 검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20대 트렌드 조사 분석 결과에서도 비교적 광고가 적은 인스타그램에서 1차 검색 후 포털에서 2차 검색하고, 또 다시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인하는 등 광고를 걸러내기 위한 치밀한 노력들이 관찰돼 이런 20대의 성향을 ‘정보를 필터링하는데 능하다’는 의미의 ‘필터봇’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20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들은 이러한 20대의 성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