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콘텐츠 제작에 집중 투자해야”
영화 ‘아바타’의 흥행에 힘입어 3D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면서 3D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3D에 대한 관심에 비해 실제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3D 콘텐츠는 그리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3D 열풍이 일찍 식어버린 건 바로 콘텐츠 부족 때문”이라며 3D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콘텐츠 제작 부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국제회의실에서 KBS방송기술인협회 주관으로 열린 KBS방송기술인협회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한 장형준 KBS 3D 콘텐츠 제작단 차장 역시 “현재 우리나라 3D 콘텐츠 제작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할리우드 수준을 따라가려면 제대로 된 워크플로우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며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장 차장은 “3D 콘텐츠 제작에 있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장비 수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3D 콘텐츠 부분에서 영화와 방송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기존의 2D 카메라로 3D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면 3D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 콘텐츠와 현격한 차이가 벌어져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비뿐만이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술력으로는 하루 한편의 3D 영상물을 방영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며 3D 제작을 위해선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 투자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가 선행되어야 고품질의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콘텐츠와 디스플레이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해야만 3D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휴먼팩터, 3D 콘텐츠 제작의 핵심”
이날 세미나에서는 휴먼팩터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3D 제작 이론 및 콘텐츠 제작 사례발표’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장형준 KBS 3D 콘텐츠 제작단 차장은 “아무리 좋고 재미있는 3D 콘텐츠라도 5분 정도 보다가 피로해서 안경을 벗고 쉬었다가 다시 본다면 결코 좋은 콘텐츠가 아니다. 시각적 피로도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3D 콘텐츠 제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3D 영상에 대한 관심에 비해 3D에 노출됐을 때 시청자 반응에 대한 평가가 전무한 상황이다. 기술은 계속 발달하고 실용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3D 영상이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 및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3D 영상의 효과를 극대화하면 그 반대로 시청 피로도 역시 증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3D 제작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3D 영상의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최근 3D 영상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휴먼팩터 분야의 표준화 연구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와 학계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3D 휴먼팩터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역시 지상파 3D방송에 대한 시청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라 3D 시청에 따른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5월 ‘3D 시청 안전성 협의회’를 구성한 바 있다. 방통위는 이를 통해 3D 영상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안전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양창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세미나 축사를 통해 “2010년 한해는 방송기술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3DTV에서 최근 스마트TV까지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뉴미디어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뉴미디어를 따라 잡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도퇴될 수도 있다”며 방송기술인들이 먼저 나서서 기술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를 당부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백 기자 bsunha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