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느는 간접광고, 지역방송에겐 ‘그림의 떡’

해마다 느는 간접광고, 지역방송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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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강민정 기자] 지상파방송의 간접광고 매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방송으로의 배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MBC는 지역 MBC와 간접광고에 대한 배분 방식과 비율을 2011년에 정하기로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PPL로 불리는 간접광고는 드라마에 상품을 내보내는 광고로 원래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 때 소품 담당자가 영화에 사용할 소품들을 배치하는 업무를 뜻하던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이런 광고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남에 따라 광고를 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 제품을 내보내는 뜻으로 쓰고 있다.

최 의원은 “MBC의 경우 간접광고가 처음 도입된 2010년에 간접광고 매출액 16억 원 중 2억 원을 지역 MBC에 ‘전파료’로 배분했지만 정작 본격화된 2011년 이후에는 한 푼도 배분하지 않고 있고, SBS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지역 민영방송에 전혀 배분하지 않고 있다”며 “MBC와 SBS가 지역 방송에 전형적인 ‘갑질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MBC와 SBS의 간접광고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MBC의 경우 2012년 최장기 파업의 여파로 광고 매출이 주춤하긴 했지만 간접광고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1년에 비해 2014년에 1.2배가량 매출이 늘었고 올해는 1.4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SBS의 증가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2011년에 비해 2014년에 3배 이상 매출이 늘었고, 올해도 비슷한 정도의 매출이 예상된다.

최 의원은 “같은 기간 MBC의 전체 방송 광고 매출액이 5,977억 원에서 4,460억 원으로 25% 이상 급감했고 SBS는 5,280억 원에서 4,408억 원으로 16% 이상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간접광고의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며 “방송사에 있어 간접광고가 중요한 매출 수익원으로 점점 자리 잡고 있지만 지역 방송에 있어 MBC와 SBS의 간접광고 매출 증가는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코바코는 방통위에 ‘지역 MBC 광고 매출 하락 개선 방안’을 제출하면서 “지역 MBC 광고 매출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공사의 제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본사 위주로 매출 배분되는 CM 지정 판매, 간접광고 등의 지역 배분 추진의 필요성 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간접광고 매출을 지역 방송에게 전혀 배분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 의원은 “방통위가 이 같은 사정을 이미 잘 알고 있고 지역 방송들이 간접광고 등에 대한 전파료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MBC와 지역 MBC, SBS와 지역 민방 사이에 전파료 배분이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