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방송기술로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를 쏘다

한국의 방송기술로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를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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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중계기술국 염정동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되는 순간은 평생에 한 번 볼까말까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TV 중계방송의 목적은 현장에서 초조하게 숨죽이며 지켜본 국민만큼 이나 TV를 시청하는 전 국민에게 역사적 순간을 보다 더 생생하게 눈과 귀로 느낄 수 있는 영상 및 음향의 제공이었다. 그러나 8월 25일 한국 첫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1)가 우주로 향한 걸음마 수준만큼이나 이를 발사대 현장에서 중계 방송하는 방송단(KBS)의 경험 또한 걸음마 단계임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 현장은 D-2이전에 모든 방송준비가 완료되어야 했고 그 현장에서 약 2Km 떨어진  통제동 건물 옆에 중계차 및 방송센터가 위치했다. 통상적인 중계방송 환경이 아니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프로그램 제작 목표에 적합한 카메라 배치와 음향 처리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나로우주센터 측의 조언(발사과정 등)과 상상력에 의지하여 독자적 방송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송 시스템을 구성했다. 발사대 근처의 카메라 및 마이크와 약 2Km 밖에 떨어져 있는 통제동에 신호전송을 위한 전송장비의 일체를 사전에 구성해서 시뮬레이션을 했고 발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고려했다. 특히, 발사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약3000도)의 열과 후폭풍에 대비하여 카메라 거치용 함체를 제작했다. 그 함체의 받침은 큰 진동에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로 받침 위에 방탄유리를 설치하여 나로호 발사 순간,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발사대에 설치한 카메라를 약 2Km 밖에서 원격으로 제어했기에 사소한 시스템 결함에도 운영상의 장애가 발생할 소지가 높아 항상 나로 우주센터의 연구원만큼 이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나로호 발사일(8월 25일)은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동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 초조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발사 진행 순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단조롭던 우주발사체의 표면이 액체 연료주입으로 얼기 시작하자 발사대 현장 방송단(KBS)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기 시작했다. 국내 방송사들이 역사의 현장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기 시작하고 지난 번 실패한 카운트다운(7분 56초)을 넘어서자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곧이어 10초 카운트다운 종료와 동시에 발사 통제동에 있은 방송단(KBS)의 중계차와 방송센터에 지축을 흔드는 진동과 굉음이라 할 수 있는 소음으로 덮임과 동시에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는 곧장 하늘로 치솟았다. 정작 현장에 있는 방송단(KBS)은 눈으로 나로호를 보지는 못했다(방송중이라..) 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진동과 귀에 들리는 굉음은 전율처럼 다가왔다.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는 그렇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 발사 순간의 생생한 감동을 한국 최초의 독자적인 방송기술로 전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방송단(KBS)의 목표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외부 평가도 그러했다. 비록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1)’ 발사는 우주개발의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기술로 우리나라 우주 발사체 성공을 기원함과 동시에 우주 발사체 중계방송에서 세계의 표준으로 우뚝 서 있는 방송단(KBS)의 기술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