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2차 반대 의견서 제출 ...

한국방송협회,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2차 반대 의견서 제출
“조건부라도 허용할 경우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교란시킬 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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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또다시 우려를 표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협의체인 한국방송협회는 4월 1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불허를 요청하는 2차 의견서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2월 15일 미래부에 1차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방송협회는 “이번 M&A는 통신 재벌에 의한 방송 장악을 노골화한 것으로 M&A를 조건부라도 허용할 경우 약탈적 결합 판매가 연쇄적으로 만연하게 될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사를 줄 세우기 시킴으로써 합병법인에 우호적인 콘텐츠 제작사가 아닐 경우 경쟁에서 밀려나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M&A는 ‘이종 산업 간 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나 신규 시장 창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 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구축과 창의적 융합을 선도해야 할 이동통신사가 1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업 사냥에 몰두하는 것은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3위 재벌 기업인 SK텔레콤이 지역 케이블에 허용된 지역보도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 역시 방송의 공정성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의견서에는 M&A가 강행될 경우 경쟁사 및 콘텐츠 사업자의 피해 규모에 관한 구체적인 추정치도 포함돼 있어 미래부와 방통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송협회는 “합병법인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CJ E&M의 경쟁 채널 송출을 배제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경쟁 사업자에 불리한 채널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을 쓸 수 있다”며 “(경쟁 사업자들의 수익이) 현재보다 최대 81.8%까지 손실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유료방송 시장 전반에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성 마케팅 경쟁만 과열돼 이에 따른 직격탄을 콘텐츠 사업자가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점유율 50%를 상회하는 독과점형 거대 플랫폼이 출현하게 될 경우 프로그램 구매 협상력이 균형을 잃게 돼 프로그램 사용료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송협회는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몰락하고 CJ E&M과 같은 대규모 PP만이 살아남는 식의 방송 생태계의 황폐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M&A 시도를 단지 1개 사업자의 매각·인수·합병에 한정되는 단순한 문제로 보고 형식적인 시정조치만 부과한 채 허용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M&A는 방송과 통신 시장의 경쟁 제한과 지배력 전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교란시켜 복구할 수 없는 상태로 피폐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