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계가 소형기지국 ‘피코셀’ 구축 경쟁에 돌입하면서 트래픽 폭증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와 LG에릭슨, 화웨이, 삼지전자 등 6개 회사를 1차 선정한데 이어 오는 8월 시험평가를 거쳐 최종 피코셀 공급 협력사 3곳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피코셀을 국내 통신사가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0여 명 규모의 가입자를 수용하는 소형 기지국인 피코셀은 지난해부터 통신사가 3G와 4G에 도입한 팸토셀보다 커버리지 면에서 훨씬 우위를 차지한다. 팸토셀은 일종의 미니 기지국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3G나 4G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무제한 데이터 사용으로 트래픽 과부하 문제가 부각되면서 주목받은 팸토셀은 10여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피코셀은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이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기존의 팸토셀보다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확보한 2.1GHz 대역을 중심으로 피코셀을 구축할 방침이며,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실사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시장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도 피코셀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보고 “SK텔레콤과 KT에서도 최근 피코셀 도입 논의를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하는 ‘메트로셀’이나 수천 명을 수용하는 ‘매크로셀’을 무작정 늘리기엔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고, 10여명 내외만 커버하는 ‘팸토셀’만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신 업계에서 ‘피코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당분간 방송통신위원회의 친통신 정책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방통위는 주파수의 효과적인 배분과 공공성은 무시한채 데이터 트래픽을 이유로 남아있는 주파수 모두를 통신 쪽에 할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모바일광개토플랜’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현재 통신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총 270㎒ 폭의 주파수를 2배 이상 많은 최대 668㎒폭 까지 추가 발굴해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방통위는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해 지상파 방송이 활용하고 있는 700㎒ 주파수까지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면 통신 쪽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방송 업계와 언론·시민단체의 첨예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공공성과 공익을 앞세우는 방송사들은 디지털 전환 완료 이후에도 3DTV나 UHDTV 등 차세대 방송을 위한 주파수로 700㎒는 방송 측에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과도한 트래픽을 가져온 통신사 측이 요금제 조절과 기술개발로 트래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통신 측의 피코셀 구축 움직임 등과 맥을 같이해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이 공익적인 차원에서 다시 재점검돼야 한다고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무제한 요금제로 데이터 폭증의 가져온 통신 업계의 ‘원죄’는 묻지 않고, 무료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주파수마저 무작정 가져다 바치려 했던 방통위가 정책 재점검을 통해 공적 서비스의 최후의 보루인 700㎒ 주파수를 공공의 영역으로 남겨둬야만 한다는 것이다.
‘피코셀’ 특수를 잡기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중소기업까지 제품 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이때 방통위가 과연 주파수 정책 재점검에 나설 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