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열풍

팟캐스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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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치러지는 선거의 해를 맞아 시사‧고발 팟캐스트 방송이 ‘돌풍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을 뜻하는 브로드캐스팅을 조합해서 만든 단어인 ‘팟캐스트’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다운받아 들을 수 있는 라디오-TV방송으로 최근 뉴미디어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청취 경험 유권자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난 인터넷 정치풍자쇼 <나는 꼼수다>가 팟캐스트 바람의 시발점이다. 작년 4월 <나는 꼼수다>가 처음 팟캐스트에 올라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사회 전반을 뒤흔들 정도로 인기를 끌줄은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세계 1위의 청취율을 기록하는 한편 지상파 방송 못지않는 사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직 언론인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함께 만든 <뉴스타파> 역시 지난달 27일 공개되자마자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시작과 동시에 접속자가 폭주한 <뉴스타파>는 지난달 30일 사용자 초과에 따른 팟캐스트 서버 용량 부족으로 팟캐스트 서비스를 일시 중지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뉴스타파>의 앵커를 맡고 있는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알고 느꼈던 것보다 방송언론에 대한 시청자들의 좌절감과 갈증이 컸던 것 같다”면서 <뉴스타파> 흥행돌풍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팟캐스트 방송이 기존 언론이 해주지 못한 빈 공간을 메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 열풍으로 정치‧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 정권과 기존 언론에 대한 반감이 진보 성향의 팟캐스트 방송 청취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학계에서도 팟캐스트 열풍을 두고 “기성 언론의 반성과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나는 꼼수다>와 <뉴스타파>를 본 시민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나는 꼼수다>를 본 네티즌들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정치 시사 문제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잘 정리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뉴스타파>를 본 네티즌들은 “진짜 뉴스를 본 것 같아 속이 시원하다” “기존 9시 뉴스 기자들은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자진해서 시청료를 내고 싶다” 등의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나는 꼼수다> 등과 같은 팟캐스트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지고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무리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하는 방송이지만 ‘사생활이나 인신공격’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 등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선과 대선으로 그 어느 해보다 정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올 한해는 기존 언론이 말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속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팟캐스트 방송 열풍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