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정식으로 취임했다. 비록 국회로부터 정식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이 위원장은 대통령 직접 임명 방식으로 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3월 9일 오후 4시 이 위원장은 서울 세종로 방통위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그는 "스마트 선진국의 지위를 굳건이 하기 위해 스마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고 전하며 “방통위가 중심을 잡고 현안을 잘 챙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국 디지털 전환 사업의 성공과 클라우드 서비스, 사물지능통신, 스마트TV, 3D TV 등 7대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한 그는 LTE 전국망 확충, 기가인터넷 상용화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망중립성 문제에 있어서도 조속한 결론을 낼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방송현안에 대한 그의 현실감 없는 인식은 여전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분야에 있어서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의 확보는 정책의 최우선 가치"라면서 "방송사업자간 · 매체간 건전한 경쟁구도를 조성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방송사 파업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시청권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통해 현 파업 사태를 조속히 종결지을 것을 종용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여기에 이 내정자는 “방송광고 활성화 및 유료방송 요금 합리화, 지역 종교 방송 지원 등을 통해 방송시장 재원구조도 정상화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하며 방송 현안에 대한 언급을 마무리했다. 이를 전문가들은 이 위원장의 방송영역에 대한 문제인식은 최시중 위원장 체제의 방통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고사를 들어 서로 협조하고 소통하는 문제해결 방식을 천명함과 동시에 ‘ICT 속도전‘을 통한 방통융합의 성공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취임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