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대역 주파수를 둘러싼 방송과 통신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통신사들이 해당 주파수의 할당을 요구하는 근본적인 원인인 ‘통신기술 관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주파수 공동 연구반은 올해안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 활용 확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이후 228MHz의 좁은 자원만 활용하게 되며 미국식 전송방식의 폐혜, 지리적 요소의 불리함을 딛고 뉴미디어 및 무료 보편의 미디어 서비스를 추구하는 방송과 모바일 트래픽 해소 및 통신기술의 발전을 추구하는 통신의 주파수 향배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해당 주파수를 할당받기 위해 내세우는 논리, 즉 모바일 트래픽 해소 및 통신기술의 발전 그 자체에 치명적인 오류가 숨어있다는 비판이다. 우선 모바일 트래픽 부분이다. 8월 13일 미래부와 업계에 따르면, LTE 가입자 중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은 일반 요금제 가입자보다 평균 17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이 지난 6월 한 달간 사용한 데이터는 1인 평균 35기가바이트(GB)에 달했으며 이는 일반 LTE 요금제 가입자의 1인 평균 데이터 사용량 2GB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이 전체 LTE 가입자의 0.2%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 0.2%가 정해진 주파수 자원을 무자비로 활용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통신 3사는 지난 1월 말부터 3개월 동안만 한시적으로 LTE 무제한 가입자를 모집했으며 이 프로모션 기간에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은 해지할 때까지 이 요금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3G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LTE처럼 한정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를 유치한 것이 아니라 상시적인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현재 3G의 상위 1%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1만 5,669TB로 전체 3G 트래픽 4만,3470TB 중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당장 통신 3사가 가입자 유치를 통한 무리한 이윤추구를 통해 한정적인 주파수 자원을 무리하게 낭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에 최근 통신 3사가 모바일 IPTV 활성화를 통한 수익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주파수 수급 상황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또 통신사들이 해당 주파수를 할당받기 위해 주장하는 또 하나의 근거, 통신기술의 발전도 ‘눈 속임’의 일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LTE-A를 최초로 론칭한 시연회 당시에도 ‘속도 조작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차세대 통신기술인 LTE-A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에 8월 13일 MBC는 자사 뉴스를 통해 흥미로운 보도를 내놓았다. MBC 기자가 직접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LTE-A의 속도를 측정하는 리포트였는데, 기자가 직접 LTE-A 속도를 확인한 결과 통신사들이 선전한 최대 150MB에 한참 모자란 16MB가 나왔기 때문이다. 또 광화문과 명동 홍대,시청 앞 등 서울시내 8곳에서 비교한 결과 SKT는 4곳에서 속도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고 한 곳에서는 LTE가 오히려 LTE-A보다 속도가 빠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상용화 한 달이 지나며 43만의 가입자가 활용하고 있는 LTE-A가 통신사들이 광고하는 것처럼 ‘훌륭한 서비스가 아니다’는 의문이 고개를 드는 대목이다. 물론 지역이나 시간대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나겠지만 150MB와 16MB의 차이는 너무 크다.
최근 통신사들은 LTE 주파수 경매에 사활을 걸며 현존하는 대부분의 가용 주파수를 빨아들이는 한편, 확보한 주파수를 낭비해 자신들의 사업적 이윤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있다. 또 차세대 통신기술이라며 내놓은 LTE-A도 생각보다 훌륭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런 부분은 고스란히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