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700㎒ 대역
주파수 회수·재배치 정책 추진
방송통신위원회는 700㎒ 대역의 주파수를 회수 및 재배치 문제를 다룰 TFT를 구성하여 디지털TV방송 전환 후를 대비한 주파수 정책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방통위 700㎒를 포함해 800, 900㎒ 등 황금주파수 대역에 대한 개략적인 주파수 활용방안을 지난 12일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었지만 보고 자체가 무산되었다. 방통위의 계획은 방송, 통신업계의 의견수렴 취합하여 빠르면 8〜9월 경에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디지털TV 전환 후 700㎒ 대역을 통신 및 공공안전용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에 종료된 유휴방송주파수 대역을 경매하여 약 19조원의 경매이익을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자극받은 방통위는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TV 전환 이후에 700㎒ 대역 방송용 주파수에 유휴주파수가 발생할 것으로 가정하여 통신용으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을 기정사
실화하고 있다.
정통부,방송위 연구반도 방송주파수 부족 지적
방송통신위원회의 전신인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5년도에 학계, 방송사, 연구소 등이 참여한‘방송주파수 이용계획 수립연구반’을 가동하여 유휴주파수발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었지만, 디지털방송 주파수 수요에 대해 각계의 이견이 격심해 3가지 안을 도출한 고서를 채택했었다. 방송계에서 제시한 안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요를 반영하였을 뿐 차세대방송을 대비한 실험 및 전환용 주파수 등은 빠져 있다. 방송위원회에서 추진했던 ‘방송용 주파수 활용방안 연구단’의 연구 결과에서는 디지털 전환 주파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로 확보해야한다는 안도 제시한 바 있었다.
현실 여건 무시한 방송주파수 정책
이재명 MBC방송기술인협회장은“방송통신위원회의 주파수 재배치 정책은 우리나라의 실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채 외국‘따라잡기식’으로 졸속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영국, 일본을 모델을 모방한‘방송주파수 재배치’정책”이라고 평했다. 미국은 VHF 2~13, UHF 14~51까지 50개 채널을 방송주파수로 사용하고, 캐나다는 58개 채널, 일본은 40개 채널, 영국은 32개 채널을 디지털TV 주파수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UHF14~60을 해도 47개 채널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도시간에 이격이 커 도시간에 사용하는 주파수간 혼신이 적고, 대체로 평탄지형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어 음영지역이 거의 없어 주파수 수요가 적지만 SFN이 안되기 때문에 50개의 채널을 사용한다. 영국과 일본은 전송방식이 SFN(같은 채널을 반복 사용 가능)이 가능하기 때문에 채널 수요 총량이 적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일채널을 사용하기 어려운 미국식 전송방식(ATSC)을 도입 사용하고 있고, 많은 방송구역 및 방송구역간 이격거리가 짧을 뿐 아니라 동일 방송구역 내에서도 높고 낮은산, 아파트 위주의 주거환경 때문에 주파수가 많이 소요되는 미국, 캐나다보다 주파수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주파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디지털TV전환 소요 주파수
정확한 산출 필요
이러한 현실적인 여건을 무시한 채 방통위는 외국 사례 및 국제 주파수 분배를 근거로 방송주파수 회수, 재배치 정책을 강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통신산업 진흥을 통한 산업적 효과에만 매몰되지 말고, 시청자가 무료방송인 지상파방송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TV 방송주파수 수요를 사실에 근거하여 산출하여 주파수 회수, 재배치 정책을 추진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