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쾀, 케이블의 장난이 시작됐다

클리어쾀, 케이블의 장난이 시작됐다

294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719일 한국전파진흥협회 대강의실에서 열린 케이블방송 저소득층 아날로그방송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워크숍에서 오는 9월 클리어쾀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팀장은 워크숍에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유료방송 아날로그 가입자 941만명을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약 1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저소득층 지원 보급형 디지털TV에 한정해 클리어쾀 기능을 내장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이재범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방송정책과장은 "저소득층 디지털케이블 TV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먼서도 "16만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클리어쾀 TV를 도입하는 등 다른 유료 방송 사업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 9월 중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리어쾀 TV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케이블 특혜 시비가 불거지는 한편, 콘텐츠 시장의 저가화, 절름발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비난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우선 특혜 부분이다. 현재 일각에서는 홈쇼핑 채널 수수료를 포기할 수 없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클리어쾀 TV를 고집한다는 설이 파다하다. 물론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에게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정부까지 나서서 케이블이 가입자를 지키게 도와주는 사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또 클리어쾀 TV 출시가 콘텐츠 시장의 전반적인 저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클리어쾀 TV를 출시한 직후 콘텐츠 시장의 저가화가 심각해지자 FCC가 직접 나서 클리어쾀 TV를 포기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 클리어쾀 TV가 진정한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물론 미래부와 케이블 사업자들은 클리어쾀 TV의 단점을 인정한다는 전제로, 그 출시대상을 저소득층이라고 못 박고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 그리고 클리어쾀 TV에 들어갈 채널 숫자가 얼마가 되느냐를 두고 앞으로 엄청난 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 지상파 채널까지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클리어쾀 TV의 파급력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