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王이라면, 기술은 王座다

콘텐츠가 王이라면, 기술은 王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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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제6회 국제방송통신컨퍼런스 개최

 

“BBC는 공영방송으로서 FreeView(MMS), FreeSat(위성), YouView(IPTV) 등 가능한 모든 플랫폼을 합리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기술적인 표준에 대응하고 있다.”

 

제6회 국제방송통신컨퍼런스 3일차 특별강연에 연사로 나선 BBC 정책전략 디렉터 존 테이트(John Tate)는 다양한 방송기술환경 속에서 BBC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그는 2007년 개국한 iPlayer 서비스를 예로 들며 “개국 당시만 해도 인터넷 망이 그다지 빠르지 않았고, 사람들이 VOD를 얼마나 사용할지, TV보다 작은 모니터로 영상을 즐길 수 있을지 예측하지 못했다. 더구나 iPlayer의 타겟층은 시청자 전체가 아니라 젊은, 혹은 어린 시청자들뿐이었다”고 소회하고 “하지만 이제 VOD가 실시간 방송까지도 서비스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방송에 관한 시간관념이 변하고, 어떤 디바이스로든 방송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콘텐츠가 왕(王)이라면 기술은 왕좌(王座)에 해당한다”며, “이제 디지털 유비쿼터스가 더 높은 품질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존 테이트의 이번 강연은 지상파를 근간으로 하는 공영방송 BBC가 다양한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어떻게 접근하고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여서, 효율적인 콘텐츠 활용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는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들의 활동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Digital Future of Smart Society”라는 주제로 지난 8~10일 간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회 국제방송통신컨퍼런스에는 세계 각국의 방송통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방송분야와 관련해서는 유료방송 시장 전망, 3DTV 콘텐츠 개발, 지상파의 플랫폼 전략 등이 주로 논의됐다.

 

첫날 ‘미국의 케이블TV, 위성TV 및 IPTV 간 경쟁 현황과 향후 전망’이라는 강연을 맡은 미연방통신위원회 부수석 조나단 레비(Jonathan Levy)는 “방송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는 표현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몇 년간의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몇가지 뚜렷한 추세는 확인할 수 있다”며 “IPTV가 서서히 케이블방송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고, OTT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PayTV 시장 전체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비자(End User)의 비디오 콘텐츠 소비 형태는 콘텐츠만을 선택했던 과거에 비해 점차 시간·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모바일 엑세스를 지향하고 있다”며 “미국 내 광대역망이 다양한 형태로 확충되고 있는 것도 소비자의 요구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둘째날 ‘3-Screen 시대의 방송통신융합’강연을 맡은 NHK 차세대 방송플랫폼사업 디렉터 히사카즈 카토(Hisakazu Katoh)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3-Screen 시대에 대응하고 방송의 질적향상과 안정적인 방송수신 등을 위해 Hybridcast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Hybridcast의 대략적인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방송사와 수신기를 전파와 통신망으로 동시에 연결·관리하여 다양한 기기를 동시에 서비스하거나(Multi Device Link), 시청습관을 분석하여 프로그램을 추천하고(Program Recommendation),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언급을 공유·분석하는 서비스(Social TV) 등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Hybridcast가 세대간의 소통은 물론이고 방송제작자·소비자들을 연결시키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셋째날은 우리나라 3D 컨텐츠 제작자들이 연사로 나섰다. ‘3D 다큐멘터리 TV의 전망과 역할’이라는 강연을 맡은 EBS 김유열 책임프로듀서는 최근 촬영을 마친 EBS ‘앙코르와트’의 후반작업 분량을 소개하며 “촬영가능한 모든 앵글과 카메라 워킹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김PD는 “조만간 장비와 비용 측면에서 3D 콘텐츠에 대한 장벽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하며 “다만 국내방송시장을 통한 소비보다는 프로그램 마켓이나 영화·블루레이 같은 오프라인 수요가 산업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3D Full HD 16부작 ‘신의(神醫)’의 제작과정을 강연한 김종학 감독은 “3DTV가 올해 370만 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고 내후년에는 2천만대까지 보급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3D 콘텐츠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16부작 3D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은 “8회차 촬영에 10분 가량의 최종본이 나올 정도로 진행속도가 더디고, 입체감을 강조하기 위해 조명 및 미술장비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됐다”며 “현재까지 전문 Stereo Grapher(기획 단계부터 최종 영사까지 모든 과정의 입체 퀄리티를 책임지는 역할)를 해외인력에 의존해왔으나 이제라도 국내인력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