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 명을 넘어서며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방송계도 비상이다. 안전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방송 노동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문제없이 방송을 이끌면서도 국민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KBS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KBS 노동자들의 노동 안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사 간담회를 3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이번 노사 간담회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와 KBS노동조합 그리고 사측 대표로 안전관리실장, 인사운영부장, 예산부장 등이 참석했다.
노사의 합의로 2월 25일부터 1주일 단위로 임신노동자의 재택근무를 부서장 판단 아래 허용하기로 했으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식년 노동자 중 희망자에 한해 대체 투입할 수 있기로 하는 등 KBS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안전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대화를 진행했다.
이어 KBS 새노조는 대구 지역에서 대거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19 지금이라도 지역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2월 28일 발표했다. 새노조는 연일 특보와 속보 등 재난방송에 주력하며 감염 위험이 가장 큰 현장을 다닐 수밖에 없는 현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개선을 요구했다.
KBS 새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총국은 인력운영방안이나 공간 분리와 같은 기본적 대책도 부족하며, 현장 중계진과 취재진이 사비로 식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KBS 새노조는 안전을 위한 대책을 조속하고 세밀학 마련할 것과 사태 장기화에 따른 지역총국에 지원할 인력과 예산 충원을 요구했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의 촬영 중단도 잇따랐다. KBS는 ‘전국 노래자랑’의 제작을 중단하고 스페셜 방송을 대체 편성했으며 ‘한국인의 밥상’,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등의 촬영을 중지해 방송을 결방했다.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유희열의 스케치북’, ‘가요무대’, ‘열린음악회’ 등 많은 관객과 함께 하던 프로그램은 모두 관객 없이 녹화를 진행했다.
‘개그콘서트’ 또한 2주간 결방했으며 3월 4일 녹화를 재개했으나 여전히 관객은 없는 상황이며, ‘배틀트립’은 오는 27일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결정했다. 기행 프로그램인 ‘걸어서 세계 속으로’도 당분간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
MBC와 SBS 또한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등 음악 방송을 관객 없이 진행했으며,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피하고 촬영지 및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앞서 MBC 22일 예정돼 있던 MBC 사장후보자 시민평가단 참여도 취소한 바 있다.
tvN ‘유 퀴즈 온더 블럭3’는 길거리에서 만나는 시민과 대화를 하는 기존 포맷을 변경해 당분간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로 했으며, 촬영 스태프가 발열 증세를 보여 촬영을 중단했던 ‘하이바이, 마마’는 스태프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촬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진행자와 게스트가 여러 시민과 만나며 식사를 하는 JTBC ‘한끼줍쇼’도 촬영을 잠정 중단했으며,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치솟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결승 녹화를 전격 취소했다. 이외에도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국가와 지역이 증가하면서 해외 기행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제작은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방송사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KBS는 5일부터 24시간을 관통하는 재난방송 ‘코로나19 KBS 통합뉴스룸’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KBS 통합뉴스룸’은 뉴스, 다큐, 정보 프로그램 등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특별편성으로, 1TV 전체를 단일 프로그램으로 묶는 최초로 시도하는 종일 재난방송 체계다. KBS는 “막연한 공포감을 자극하지 않고 확인에 재확인을 거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공동체 상호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MBC도 특별 생방송 ‘#힘내라 대한민국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를 4일 낮 12시 10분에 100분간 방송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 지역의 피해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고 대책을 모색하며, 이번 사태로 인해 삶이 더욱 피폐해진 소외계층, 취약계층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달하기 위한 특별 모금운동도 함께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