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케이블 업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결론을 조속히 내달라고 촉구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에 CJ헬로비전과 M&A 허가를 신청하는 서류를 접수했으나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공정위의 심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에 케이블 업계는 6월 15일 성명서를 내놓고 “정부의 M&A 심사가 지연되는 동안 방송 통신 업계의 갈등의 골은 더 깊게 패이고 있다”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에 대한 지체 없는 결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케이블 업계는 “저가 요금의 열악한 수익 구조, 지상파 재송신료 등 콘텐츠 수급 비용 가중, 사업자 규모의 한계, 속수무책인 이동통신 결합 판매 문제 등 케이블 업계는 현재 사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M&A가 위기 극복을 위한 유일한 정답일수는 없겠지만 급변하는 방송 통신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투자 유인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 등에선 방송과 통신 사업자의 결합인 만큼 철저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해외 규제 기관은 소비자의 편익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중대 사안일 경우 최장 19개월까지 심사한다”며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정한 의견수렴을 하지 않는다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 관계자 역시 “이동통신 1위와 케이블 1위의 결합이기 때문에 이번 M&A가 승인되면 방송 통신 시장 전반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등이 경영 악화 등을 호소하면서 빠른 결론을 요구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 업계는 “이대로 가다가는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며 “케이블 업계가 위기 타개를 위해 신기술 및 지역 서비스 강화 등 다방면의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는 업계 스스로의 구조 개편 및 산업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M&A 인가 시에도 유료방송 중 유일하게 지역 채널을 제공하는 케이블의 고유 기능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인수 기업이 지역 서비스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투자 계획을 철저히 이행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원 신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심사가 정부 절차에 따라 법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현 수석은 “현재 공정위에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후 미래부와 방통위가 관련법에 따라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말한 뒤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또한 올해 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에 대해 반대했던 것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개인적인 생각이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반대설 또는 거부 사인에 대해서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