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및 위성방송을 소유한 KT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기준 국내 디지털 방송 시장에서 KT 계열의 시장 점유율은 506만명의 가입자로 4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유료 방송 시장 집중도(HHI)는 2010년 5406에서 2011년 4943으로 감소했지만 디지털 유료 방송 시장에서는 77개 방송구역 중 31개 권역에서 집중도가 증가했고, 이 중 24개 권역에서 KT의 점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방통위는 KT의 초고속 인터넷, 위성 방송을 IPTV에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 SO들의 반격도 시작되었다. 20일 한국케이블TV협회는 방통위에 유료 방송 플랫폼 간 가입자 규제형평성이 어긋난다며 이를 시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SO의 경우 가입자 기준이 ‘전체 케이블TV 가입가구’ 기준인 반면, IPTV는 보다 규모가 큰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은 문제가 많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SO와 IPTV간 가입가구 점유율 제한 규제 내용을 비교해보면 SO는 최대 가입자 상한선이 497만 가구이지만 IPTV는 726만 가구다. 동시에 한국케이블TV협회는 케이블 가입자 수 상한 기준을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수의 3분의 1로 IPTV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며, 이중규제에 해당되는 권역 수 상한규제를 폐지하자고 정식으로 건의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 정국을 맞아 결합상품을 앞세운 통신사, 특히 KT의 약진이 특기할만한 발전 속도를 보여주는 가운데 DCS를 좌초시킨 케이블 진영의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되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현재 클리어쾀 TV 및 기타 유료 방송 시장의 패권 전쟁 아이템들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케이블 진영도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맞이해 케이블 OS의 HTML5 통일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 당선인이 유료 방송 법 일원화를 통해 해당 산업의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만큼, 통신사와 케이블 업체의 진영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KT의 경우 IPTV 특별법을 통해 케이블 및 다른 통신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료 방송 시장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케이블도 새로운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부합하는 기술들을 선보이며 생태계 구축을 원하는 제조사와의 연합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방안으로 대응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DCS를 두고 벌어진 양 측의 1차전은 케이블의 승리로 끝났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KT에 몰린 것처럼, 600만 가입자를 자랑하는 IPTV와 케이블의 진검승부가 유료 방송 법 일원화를 통해 더욱 후끈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전체 유료 방송시장 경쟁 상황이 2010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볼 때, 디지털 전환 정국을 맞이해 유료 방송 업체들이 소모적인 경쟁을 중지하고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 새로운 시장은 ‘지상파 직접수신가구’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