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 SO인 ‘티브로드’를 업무방해 등의 이유로 전격 고소했다. 지금까지 케이블 SO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KT스카이라이프를 신고하고 검찰에 고발한 적은 있었지만, 역으로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 SO를 고소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11일 인천지방검찰청에 티브로드를 업무방해 손괴 주택법 위반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티브로드가 지난 4월 13일 위성방송 선로를 고의로 절단해 KT스카이라이프 서비스를 제공받던 A아파트 169가구가 이틀간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훼손된 위성방송 선로를 복구하지 않고 A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함께 티브로드의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도록 주민들에게 공지했다는 것이 KT스카이라이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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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KT스카이라이프는 “오랜 기간 유료방송서비스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제공하며 위성방송 설비를 무단으로 훼손하는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해온 것에 대해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며 "SO로 인해 유료방송 시장 공정거래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강력히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고소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고소 사건이 아닌, 케이블 SO의 지나친 마케팅 전술이 불러온 ‘예고된 사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케이블 SO들이 자행했던 일들, 즉 ‘멀쩡한 직접수신 안테나를 훼손하거나 공동주택 대표단을 회유하는 한편, 반 강제적으로 자사의 유선 방송을 보도록 강요하는 행위’의 피해자가 이제 국민과 지상파 방송사를 넘어 KT스카이라이프에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히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한편, 최근 케이블 SO들이 지상파 의무재송신 범위 설정에 있어 내세우던 주장인 ‘자신들이 국민의 시청권 보장 및 난시청 해소에 공로가 컸다’는 논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힘을 완벽하게 잃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있다. 직접적인 난시청 해소의 주역이던 지상파 방송사와 RO의 공헌을 깡그리 무시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돈벌이에만 급급했던 케이블 SO들이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를 주장하는 현 상황에서 ‘방송 설비 훼손’이라는 극단적인 영업 방식을 선택한 케이블 SO들은 할 말이 없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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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4년 지상파 의무재송신 폐지를 주장하던 케이블 SO 시위현장] | ||
게다가 지난 2004년, KT스카이라이프와의 분쟁에서 촉발된 케이블 SO의 ‘지상파 의무재송신 폐지’ 주장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함에 따라 케이블 SO의 오락가락 주장이 대중의 질타를 받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재송신 중단 사태까지 들먹이는 한편 자사 이기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케이블 SO의 만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