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이틀간 방송법개정안 토론회 개최
한나라당에서 방송법 개정을 강행방침을 세운 가운데 학계에서도 다양한 토론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3일 이틀동안 한국방송학회는 방송법개정안을 두고 학자들의 열띤 토론의 자리를 마련했다. 2일에는 황근 선문대 교수가 ‘미디어 융합시대 방송 진입규제와 소유 규제’라는 주제로,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가 ‘법 개정과 한국 공영방송의 미래’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를 맡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최영묵 교수는 “목표 실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여론미디어인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문을 열며 “한국방송정책에서 공익이라는 논리가 슬로건으로 늘 표방되기는 했지만, 그 가치가 관철된 적이 거의 없었다”며 "현재의 공영방송과 일부 시청자 권리 보호 조항 등은 그 과정에서 어렵게 확보된 최소한의 장치"라고 주장했다.
황근 교수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들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낡은 아날로그식의 규제방식은 분명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신규서비스의 도입과 활성화를 위해 지나친 진입규제를 우선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시장의 경직된 재원구조로 인해 방송정책이 비탄력적이며 노동유연성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비판하며 “경직된 사전규제를 크게 완화하고 사후규제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윤석민 교수도 규제완화에 찬성하며 사후규제 강화에 찬성했다. 이에 대해 조은기 성공회대 교수는 “사후규제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논의되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사후규제 논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3일에는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이 직접 참석해 현 공영방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의원은 “현재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차이가 없다”며 “차이는 소유구조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방송 광고시장도 침체되고 있다. 광고시장의 침체는 방송사의 제작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결국 방송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며 한나라당의 개정안은 질 좋고 다양한 콘텐츠의 생산을 촉진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병헌 민주당 의원은 정부여당의 ‘속도전’을 비판하며 먼저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디어부분의 상업투자에 찬성한다. 다만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에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여론의 독과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토론자들의 의견에 “이미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수많은 회의와 공청회를 주최해 논의된 내용”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이남표 MBC 전문위원은 “학계에서조차 법안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논의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는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황근 선문대 교수, 정윤식 강원대 교수, 이창현 국민대 교수, 이남표 MBC 전문위원, 문재완 한국외대 교수 등이 참석해 고용창출, 방송시장 확대, 글로법 미디어그룹 육성 등에 대한 견해 등을 대한 견해를 바탕으로 상호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다.